한국일보

기자의 눈/ 새로운 시작

2006-12-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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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호(취재1부 기자)

다사다난했던 2006년이 어느새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한인사회는 반기문 장관이 한국인으로써는 처음으로 유엔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서 경사 분위기에 휩싸이는 가하면 월드컵으로 온 동포가 하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좋은 일에 비해 비극적인 또는 한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사건·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것.

2006년 2월에는 퀸즈 플러싱 다세대 주택에서 61세 한인 남성이 목을 칼로 베이고 둔기에 심하게 맞는 등 끔찍하게 살해된 채 발견돼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한 달가량이 지난 후 살해 용의자로 아들이 체포되면서 한인들은 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다.
3월에는 플러싱내 한인 매춘업주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플러싱 관할 109 경찰서 소속 한인경관이 백인 파트너와 함께 이들의 뒤를 봐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사건은 5개월이 지난 후 미동부지역 최대 규모인 41명의 매춘 조직원을 체포한 발단이 됐다.


자살 사건도 빈번했다. 지난 6월16일 베어마운틴에서는 한인 여성이 자녀 2명과 투신자살을 시도, 결국 자신 혼자 사망했고 4일이 지난 후 플러싱에서는 한인 정모씨가 27층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8월에는 한인 사회에도 활발한 활동을 해 잘 알려진 박모씨가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분신자살했다. 또 뺑소니 사건도 유난히 많아 총 3명의 한인이 사고로 사망했고 1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밖에도 제2의 고향인 미국을 지키기 위해 이라크로 파병된 뉴욕한인 최규혁하사가 이라크에서 전사했고 가장 최근에는 뉴욕시 거주 한인 혼혈 제리 쿡씨가 오리건주 마운트 후드로 등산을 나섰다 조난돼 현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년이 다가오면 한인들은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한다. 금연·금주부터 보다 열심히 살겠다고 자신 또는 가족과 약속하는 것까지. 어쩌면 새해는 올해에 나쁜 일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기약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2007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아픈 기억으로 가득찬 2006년은 털어버리고 마음을 다 잡아야 할 때이다. 과거에 묻혀 살기는 우리내 인생이 너무나도 짧지 않는가? 새해에는 한인들이 서로 화합하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너그러움을 가져 보다 발전하는 한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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