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대통령의 평통회의 석상 발언

2007-01-02 (화)
크게 작게
라정순(원로성직자회 부회장)

오늘날 20세기 민주화시대의 대통령의 자리는 이조시대 임금 자리와는 전혀 다르다. 대통령은 국민의 공복(空腹)이다.

우리 헌법에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였다. 대통령은 사석(私席)에서는 물론 공식상에서는 말에 조심하여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난 20일 서울 워커힐 쉐라톤호텔 평통회의 석상에서 그는 격정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다.


“군에서 청춘을 썩힌다” “역대 장관과 총리들이 작전권 행사를 못하고 별 달고 거들먹거린다”고 군을 비하하고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전 고건 총리의 인사 실패”,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당의장 대선주자에 대한 실패한 인사로 욕만 바가지로 먹었다는 등 “미국의 방고 델타 아시아(BDA)에 북한계좌 동결에 대해 나쁘게 보면 짜고 하는 고스톱이라고 비유한 처사, “2사단 빠지면 다 죽는다. 와들와들 사시나무처럼 되는 나라” 등 국민을 폄하하는 발언 “미국 바지 가랑이에 매달려서” “불려 나가 뺑뺑이 돌리고 수백 명씩 잡아죽이고” “난데없이 굴러들어온 놈들을” “군인들이 떡 사먹었나” 등 일국의 대통령이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내뱉은 처사는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평화통일자문회의라는 곳은 장차 남북통일이 성사될 때 남북 대표들이 진지하게 토의하고 협상할 준비단계의 중요한 단체라고 보는데 이러한 중요한 단체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그런 개인의 불만이나 불평, 울분을 토로하는 곳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제발 앞으로 1년 동안 남은 임기를 슬기롭고 충실하게 정치를 하여 후세들의 칭찬과 존경을 받기 바라며 절대로 국민의 원성이나 단죄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국민 상호간의 화합, 단결, 신뢰와 칭찬을 받는 대통령으로 역사의 치적의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