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2006-12-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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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무궁화상조회 회장)

2007년! 새 희망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 해돋이를 기다리며 수평선을 응시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온 바다를 붉게 태우며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떠나갈 듯한 함성과 함께 밝은 낯으로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나 가릴 것 없이 서로를 격려하며 새 해, 새 아침을 맞는 활짝 핀 얼굴들을 상상하며 나도 한 번 크게 웃어본다.

‘지그 지글러’가 쓴 <희망을 쏘다>라는 책 중에 “가능하면 보기 좋은 옷차림에다가, 미소와 좋은 태도, 그리고 유머감각을 함께 갖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평균 이상의 급료를 받게 될 것이며, 인생에 있어서도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일단 모든 것의 시작은 웃음이다”라는 내
용이 있다. 저자는 급료와 성공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옛날부터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웃음이 있는 집안에는 급료나 성공 뿐 아니라 복이란 복은 다 들어온다는 뜻이다.


살펴보면 웃음도 참 다양하다.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는 것 ▲박장대소(拍掌大笑)-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것 ▲파안대소(破顔大笑)-얼굴을 부드럽게 하며 크게 웃는 것 ▲미소(微笑)-소리없이 방긋이 웃는 것 ▲히쭉히쭉-매우 흐뭇하여 슬며시 입을 벌리면서 웃는 것 ▲소살(笑殺)-웃어넘기고 문제삼지 않는 것 등 복(福)을 불러들이는 웃음이 있는가 하면 반면 복을 쫓아버리는 비웃음, 냉소, 조소 등도 있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일 뿐, 오늘 어제를 살 수는 없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잊고 지내는 것 같다. 하루 하루가 너무 바빠 시간에 쫓겨서 끙끙 고민하고 우울해하고 의기소침해지고 점점 소극적이 되어버릴 때도 있으며 심지어 자기가 싫어지고 마음 조차 지쳐버릴 때도 있다. 자신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하는 일들로 꽉 찬 듯한 삶 같지만 그것은 내 일생에 오늘의 일일 뿐이다. 내일은 또 다른 해가 뜬다는 믿음으로 마음을 살짝 바꿔 잘 잘못을 가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웃을 수 있는 삶으로 바뀔 수 있다.

웃을 수 있는 우선조건은 감사할 조건을 찾는 것이다. 자고 나면 아침이 오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입을 옷이 있고 먹거리가 있다는 것,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다는 것, 갈 곳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것, 찾으면 찾을수록 감사할 일들이 더 많다. 웃음의 뿌리는 감사하는 마음이다.
2007년의 새 아침을 맞았음에 감사하며 파안대소(破顔大笑)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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