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희망주는 참정치인으로 거듭나길

2006-12-22 (금)
크게 작게
윤재호(취재2부 기자)

지난 13일 주 경찰이 이민법 위반자를 체포 또는 구금할 수 있도록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매사추세츠 주.17일 실제로 교통 단속에 걸린 뒤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한 멕시코 출신 서류 미비자 9명이 지역 경찰에 체포 돼 ICE에 넘겨져 추방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보스턴을 비롯한 매사추세츠 주 내 이민자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강하게 제시되고 있다.특히 관광 업계를 비롯 저임금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는 3D 업종 관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여행사에 근무하는 20대 한인 김모씨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지역 경찰이 이민자를 단속 또는 체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간 뒤 보스턴 여행을 취소하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며 “일부 손님들은 동부 여행 패키지 상품에서 보스턴 지역을 뺄 수 없냐는 문의를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스턴 지역의 공사를 따내 현재 상가 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 경찰의 단속 소식이 알려진 뒤 보스턴 지역에서 일하기를 꺼려하는 노동자들이 많아 현재 공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원을 모집한다고 구인광고를 내도 사람들이 오지 않아 공사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렇다면 왜 이런 현실을 무시한 반 이민 규정이 자꾸 발효되는 것일까?무엇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확실히 하려는 정치인들 때문이다.


현 매사추세츠 주 미트 룸니 주지사는 2008년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이와 같은 반이민 정책을 발효했다는 것의 의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오는 1월 4일 신임 주지사로 부임하는 데발 페트릭은 이에 대한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으며 “내가 부임할 경우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 이를 중지시킬 것”이라 밝혀 이 같은 반이민 법안이 인기를 의식한 단발성 이벤트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민법은 한 가족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릴 수 있는 민감한 법안이다. 각 국가 출신의 이민자로 구성된 미국은 더욱 이민법으로 인한 영향이 클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는 1월부터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에 대한 열망이 높은 이 시기에 미 정치인들은 진정으로 미국의 100년 대계를 위한 중요한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