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선족은 중국인이다

2006-12-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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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복(연변과기대 상과 교수)

미국에 합법체류자와 서류미비자 조선족이 약 3만명이 있다. 이들은 서부 LA와 동부 뉴욕지역에 가장 많다. 모두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온 사람들로서 유학, 취업, 방문으로 와 열심히 노력하는, 여권 상의 중국인이다.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성공했고 대다수는 아직도 준비 단계에 있다. 이들은 세계 700만 해외동포 중 중국과 미국에 가장 많다. 현재 한국에 30만명이 있고 국제결혼 등으로 귀화한 사람들도 많다. 동시에 1992년 한중 국교 수교 이후 한국인이 중국에 30만명 정도 살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일본에만 의존하던 한국의 무역이 대중 의존도가 가장 높으며 그나마 흑자로서 중국 덕분에 한국 경제가 지탱하고 있다.
반만년의 역사 동안 여러번의 외래 침략, 특히 36년간 왜정 치하 때 독립을 위해 중국에 간 우리 동포들의 노고는 인정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공산 치하에서 궁핍한 생활과 농사일로 선조들이 겨우 생계를 연명했고 자녀교육을 위한 희생적인 노력이 있었다. 1960년 전후해서는 굶주림을 해결하고자 북한에 노동일을 하기도 했었다.


1950년 6.25동란 후 북한의 많은 탈북자들에게 농사 일거리도 주며 동족애로 사랑을 베푼 조선족도 허다하다. 본인이 20년간 중국을 드나들면서 느낀 소감과 한국인과 조선족 사이에 상호 불이해를 해소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1) 우리 동포와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한국인이 남한에서 미국에 먼저 와서 영어를 더 잘 구사하면서 또 자본금이 좀 더 있다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2) 중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대국적인 기질의 중국 56종족 중 가장 뛰어난 민족이 조선족이다. 이들은 문화, 예술, 교육면에서 자랑거리가 많다.
(3) 너그러운 아량을 가져라. 성경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고 했으니 사랑과 정을 주면서 살아야 한다.
(4)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때로는 이해 부족으로, 상호 불신으로 서로가 손해보는 것 보다 꾸준한 정신적, 경제적 투자가 필요하다.

(5) 먼저 우리 동포들을 돈 벌게 해 주자. 지나친 혹사로 육체적, 정신적 과로로 숨쉴 틈을 빼앗으면 결국 고용주에게 손해가 간다.
(6) 그들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다문화, 다언어권에 익숙한 환경에서 성장한 그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 근면함과 정직성을 살리자.

(7) 웬만하면 용서하고 믿어주자.
이곳에 오기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큰 부담을 갖고 있으니 브로커, 가족에게 송금해야 되는 입장을 이해하자.
(8)한족(漢族)한테 하듯 하라. 즉 중국인에게 우대하고 인정하는 모든 장점을 동일시해야 한다.

오랜 역사와 근면, 음식점으로 세계에 알려진 중국이 21세기 패권을 잡아가고 있다. 외환 보유고가 1위이고 부유한 강대국 위치를 잡아가고 있으며 미국 시민권자가 여러 특권이 있듯이 머지않아 중국 국적과 시민권자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소련에 고려인, 일본에 한국 거류민, 미국에 한인들과 같이 13억 인구와 무진장의 지하자원, 문화, 역사 등 볼 것이 너무나도 많다.
따라서 중국 태생 조선족이야말로 동북아의 평화와 남북 통일 후 가장 큰 몫을 할 수 있는 우리의 동족이며 중국 국적 보유자이니 그들을 잘 보살펴 주는 것이 우리의 특권이고 자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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