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또 한번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2006-12-20 (수)
크게 작게
이창오(우드사이드)

현재 제 29대 뉴욕한인회 집행부에서 개정 추진중에 있는 한인회 회칙 30여개 조항 중 논란이 되고 있는 가장 예민한 조항은 회칙 제 46조로, 회장선거에 관한 피선거권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제 46조는 “본 회의 집행부 이사회 및 특별기구의 임원으로 2년 이상 본 회를 위하여 봉사한 자로 제한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 회책개정 추진 계획이 한인사회의 반발에 부딪친 이경로 회장은 백기를 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그가 구상했던 모든 계
획도 백지화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찌됐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독소조항 삭제를 이경로 회장은 약속을 했으니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옥에 티’라고나 할까? 이회장은 말로는 “한인사회가 반대하면 어떤 조항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개정에 미련을 못 버린 듯 “2년 전 전직 28대 집행부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개정된 조항을 한번 시행도 해보기 전에 다시 개정한다는 것은 세칙을 너무 쉽게 다루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따라 설문조사를 계획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구하고자 계획하고 있다”며 못내 아쉬운 듯한 발언에 다소의 실망을 느끼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심정이다.
그러면서 이회장은 내친 김에 “일부 언론은 마치 내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한인들을 무시하고 밀어부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악의적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마치 고국의 청와대 비서관들처럼 언론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회장은 한인사회 여론을 존중하는 듯한 제스처로 한발 물러서며 회칙 개정을 약속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건 결과가 아름다우면 좋은 것 아닌가? 늦게라도 깨닫고 정도를 걷겠다는 이경로 회장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내친 김에 한 가지 더 용단을 내려줄 것을 부탁하고자 한다.

코리안 퍼레이드 이중 신청을 철회할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그런데 사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한번 더(재임)”의 속셈이 숨어있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이다.
내년 한인의 날 행사 포스터를 보면 주먹을 불끈 쥔, 이회장의 사진이 어필되어 있는데 이것은 누가 봐도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조용한 사전 선거용 포스터임이 틀림없다. 도대체 이민의 날 축제 포스터에 단독 한인회장 사진이 왜 필요한가? 그런 포스터에 이경로 회장 자신의 사진이
실릴 이유가 없다. 이것만 봐도 이회장의 재임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여하튼 이회장은 과욕을 버리고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유종의 미로 마감하고 조용히 퇴장해 주기 바란다. 역사에 남는 훌륭한 회장이 되기를 빌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