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는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

2006-12-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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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리(아틀란타)

지난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부시와 공화당은 국회 상하원 다수당 지배권을 민주당에 허무하게 빼앗긴 후 주요 언론들의 논평은 부시대통령에 대하여 가혹한 비판을 보도하였다. 레임덕(Lame Duck)이 시작되었다는 것부터 제 2의 닉슨, 실패한 대통령 5인 반열에 설 수 있다는 등 부시에게는 대단히 가슴 아픈 소식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대통령 연구센터에서는 2001년 성공한 대통령직 ‘열쇠’에 대해서 지나간 100년 동안의 역사적 사례를 모아 부시대통령에게 드리는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것이며, 역사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사람은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그리고 훌륭한(성공) 대통령의 조건은 겸손하다. 국회 야당과 잘 지내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라는 불문율 같은 원칙이 있는데 부시는 과연 지나간 6년간 이러한 불문율 같은 조건을 제대로 지켰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의 역사를 보면 보통 집권 1기 보다 2기에 들어가면서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한다는 징크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시는 이러한 징크스에 대하여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실패한 대통령의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부시는 물론 미국을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부시정부에 있어서 역사적 교훈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실수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큰 재앙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9.11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9.11 테러는 미국정보기관의 관료주의 시스템의 정보분석 판단을 신속, 정확, 비밀에 의해서 원칙대로 하지 못하여 9.11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둘째는 이라크전쟁을 수행하면서 전쟁 초기에 대량의 병역을 투입하여 적군을 제압하라는 경험많은 군 원로들의 의견을 무시하다가 이라크 전쟁은 수렁에 빠지고 국방장관 럼스펠트는 퇴진한 가운데 다시 2만명의 병력을 증파한다는 보도가 있다.

셋째는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군 최고 통수권자인 부시는 2005년 8월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5주라는 긴 여름휴가를 위해 워싱턴을 떠나 텍사스 크라운포드 목장에서 지내다가 드디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엄습, 강타함에 따라 부랴부랴 서둘러 워싱턴에 돌아왔으나 때는 늦어 뉴올리언스가 물바다에 잠기는 것을 막지 못하여 제 2의 9.11과 같은 재앙을 초래하는 실수를 연거푸 하였다.당시 미국 언론은 부시의 파티는 이미 끝났다고 했는데 그 결과는 지나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함으로써 증명되었으며 부시가 국정 수행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지지율이 32%에 머물고 있는 것이 말해주고 있다.

모두가 부시의 자업자득이며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부시와 공화당은 선거에 패배한 것도 억울한데 새해 110차 국회가 개원하면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그동안 부시행정부의 실정에 대해서 날카로운 청문회도 연다고 하는데 특히 이라크전쟁 및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관련된 계약과 예산집행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고 한다.이래저래 부시 집권 2기는 가시밭길과 같은 험난한 앞날이 예고되고 있는 듯 하다. 바라건대 부시는 남은 2년을 역사에서 철저한 교훈을 찾고 겸손하고 신뢰를 얻은 대통령이 되어 최악의 실패한 대통령 반열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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