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북난민 참상 외면 말자

2006-12-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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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란(베이사이드)

탈북 난민들에 대한 비참함과 찢어지는 가슴 아픈 고통스런 사연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TV나 비디오, 신문매체 등을 통해 간간히 보고 들으면서도 멀리 중국땅에서 벌어지는 참상들이 가끔씩 뇌리를 스치며 가슴 아파한 적은 많았지만 정작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 것인가, 생각만으
로 끝나버린 적이 너무나 많았다.작년에 집을 팔아 목돈이 손에 쥐어졌을 때, 중국 연길땅으로 날아가 밴을 하나 빌려서 탈북난민들을 한 차 싣고 몽골까지 운전해서 가볼까, 꿈만 꾸다가 만 적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탈북난민을 위한 음악회를 14회나 한 테너 서병선씨를 우연히 모임에서 만나게 되었고, 뉴욕예술가곡연구회의 후원으로 12월 10일 한국에서 오신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선교사를 모시고 탈북난민을 위해 세워진 플러싱 쉘터에서 조그마한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그곳에서 7개월 전에 북한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직접 망명해서 부시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영주권을 받은 6명의 사랑스런 내 동족을 만나볼 수 있었다.이들은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이 좋은 미국땅에 정착하게 된 행운아들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 중 한 아가씨는 여러번 인신매매단에게 팔려갔다 도망쳐 이곳에 오게 된 사람도 있었으나 너무나 건강하고 밝아보여 미국땅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기원 선교사는 이제까지 600명의 탈북 난민들을 직접 도와 한국으로 탈출시키고 2년 전에는 중국 공안에게 체포되어 7개월 동안 중국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극적으로 석방된 사람이다. 그리고 자기를 취조했던 검사를 나중에 한국으로 초청해서 신학을 하게 만들고 자기 딸의 사위를 삼았다.
부시대통령도 그의 수기를 읽고 통곡하고 북한을 위한 인권법에 싸인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판 쉰들러이고 얼마 전에도 또다시 체포될 것을 염려하면서도 중국을 방문하여 이들 6명을 데리고 나온 것이다.이런 분들이 있기에 한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이 있는 나라요,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있는 나라요, 통일이 되는 그 날에 우리는 서로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은 조금 더 허리띠를 졸라매 열심히 일하되 사치하지 말고 덜 먹고, 덜 써서 무엇보다도 더 우선순위요 시급한 이 고통스런 탈북난민들을 위하여 십시일반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이민교회들이 러시아 선교회, 남미 선교회, 아프리카 선교회, 중동권 모슬렘 선교회를 섬기고 있다.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비참하고 이보다 더 시급한가. 히틀러보다도 더 잔악한 김정일은 탈북난민을 호송할 때 코에 쇠철사를 엮어서 끌고가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을 나는 직접 만나보았다.그 이후에는 혀에 철사를 엮어서 끌고 갔고 쇄골에도 구멍을 뚫어 끌고 갔었으나 중국사람들이 자기네 땅에서 이런 비참하고 혹독한 만행을 저지르지 말라고 해서 요즘은 조금 덜하다는 소리도 있다.

중국사람들 보다도 더 잔악하고 무식한 것이 한국사람이란 말인가? 중국영화의 잔혹함에 몸서리쳐 본 것이 한두번이었던가. 두만강 강둑에는 중국 인신매매단이 진을 치고 앉아있단다. 변변한 조선처녀들은 모두가 잡혀가 헐값에 중국에서 장가 못가는 정신병자 늙은이 병신들에게 팔려가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 총각들은 필리핀에 떼로 몰려가 국제결혼을 해서 국적불명한 아이들을 탄생시키고 있는 이 때에 왜 북한 처녀들은 저 지경이 되도록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저들의 아픔에 이 밤도 잠 못드는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나와주길 나는 기도한다. 좋은 음식을 대할 때나 좋은 옷을 입을 때나 꼭 필요치 않은 사치품을 대할 때에 저들을 생각해 본다.

“하나님, 하나님의 이 소중한 백성들 기억해 주십시요. 저들의 신음소리를 들어주십시요. 또한 우리들의 무관심, 무정함, 편견, 오만함 용서하여 주십시요. 이 시점에서 저희들이 시급히 해야할 일들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요.아마 중국말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중국 신문에 저들의 참상을 소개하고 중국의 편파적인 행위를 비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올림픽을 이러한 참상이 끝나지 않는 한 보이코트하는 운동이 더 많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중국 감옥에 갇혀있는 수많은 선교사들을 위해서도 여론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을 도와 마구잡이로 탈북난민들을 체포해서 북송시키는 일을 중지시켜야 합니다.

김일성이 자기 멋대로 떼어준 백두산 반쪽도 찾아와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이곳 미국 시민권을 가진 우리 동포 여론의 각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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