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무하는 방송언론

2006-12-15 (금)
크게 작게
데이 권(뉴저지 스프링필드)

내가 사는 지역에는 한국어로 하는 텔레비전 방송이나 라디오 방송이 하나씩 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나 불평을 하기 전에 우리말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는 데에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최근의 라디오 방송의 ‘오발탄’이라는 프로그램은 참으로 그냥 듣고 넘기기에는 너무해서 이에 펜을 들었다.

자고로 우리나라 언론은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현직에 있을 때 그들을 칭찬하는 것을 별로 듣고 보지 못했다. 마치 그들을 칭찬하면 무슨 아부를 한다느니 정부의 시녀 방송이나 하며 매도해 버리기 때문이다.헐뜯고 깎아 내려야만 잘 하는 것으로 여겼다. 물론 잘못한 점도 있고 그 중에는 국민들의 힘에 의해 물러간 대통령도 있다. 허나, 어찌 말 한마디 잘못 했거나 심경을 토로한 것을 가지고 양심을 저버렸다느니, 팔아 먹었다느니, 국민을 기만한다느니 온갖 욕설을 다 담은 표현은 참으로 듣기 어렵다.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은 얼마나 양심적이고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


그 프로그램을 듣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원해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 그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국민들에 의해 쫓겨나기 전에는 국민의 대표이며 국가의 원수이다.그가 그렇게도 자질이 없다면 내가 그를 찍었던 안 찍었던간에 그를 뽑은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다.언론의 자유가 있고, 외국에 있다 하여 그렇게 함부로 입을 놀릴 일이 아니다. 오뉴월의 개도 그렇게 잡아 먹으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9.11 이후 이라크를 침공한 후 그렇게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아도 미국의 어떠한 방송 언론도 부시를 그렇게 욕하거나 헐뜯는 것을 듣지 못했다. 수 천명의 미군 병사와 수십만의 이라크인들의 희생이 있고서도 최근 중간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로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물러났을 정도다. 왜?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발달된 미국이라도 현직이던 전직이던 대통령을 그렇게 모독하지는 않는다.

얼마 전 이라크에서 한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하여 장관이 물러나고 온 나라를 벌집 쑤셔놓은 듯이 뒤흔들고 이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애국자인양 취급하는 언론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웠다.물론 한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일제시대와 같은 왜적이 있을 때 영웅
이 되는 것이다.그 프로그램이 진행자의 유일한 생계수단인지는 모르되 참아주기 바란다. 억울하면 나에게 돌을 던져라.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