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장에 권고한다, “자중하십시오”

2006-12-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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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성(뉴저지)

한인회장이 다시 한번 또 뉴욕시에 퍼레이드 행사 신청을 중복 접수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작년에 ‘쓰나미’기금 처리 문제가 야기됐을 때도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 지금까지도 석연치 못한 부분이 남아있는 판국인데 또 야단법석을 떠는 지경이라, 차제에 한 소리 하는 바이다.

근 30년간을 성공적으로 주관, 한국인의 이민역사상 전무후무한 행사로 타 어느 기관이나 단체도 추종을 할 수 없었던 한국인의 위상을 떨쳐온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퍼레이드에 주관기관에 감사나 포상은 하지 못할 지언정 이런 망발을 개인도 아닌 한인회장이라는 사람이 한번도 아니고 계속 반복해서 우거(愚去)를 범한다는 건 그냥 간과해서는 안될 듯 싶어 졸필을 들었다.


2004년 말 기준, 재외동포 한인 현황을 보면 뉴저지, 커네티컷주를 포함한 뉴욕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 수를 4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히 뉴욕한인회의 수장 자리는 막중한 직위임에 틀림 없다. 아무리 경륜이 짧고 식견이 부족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단체장으로서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구별할 능력이 안되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앉아 경거망동을 한다면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한인회의 회칙과 내규에는 전 교포와 한인회를 대리하는 단체장으로서의 한 개인인 회장 단독으로 이런 행사를 중복 신청해도 되는, 그런 권한이 있는건지? 묻고 싶다.코리안 퍼레이드는 전임 한인회장들의 전폭적인 후원과 지원 협조하에 개최해 왔던 행사가 아닌가!

나는 평범한 교포의 한 사람인데 어느 특정기관이나 개인에 대한 사사로운 감정이나 선입관을 갖고 하는 말은 아니다.한인회를 이끄는 지도자 정도가 되려면 행동이나 일거수 일투족을 취할 때 한번쯤은 좋은 생각을 하는 연습을 하는게 본인의 체면에도 좋고 동포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할 듯 하여 권고를 드린다. “자중하십시요”참모들의 두뇌와 지원이 미소하면 선배 전임회장들의 자문도 구하고 모든 한인회 일정을 회칙과 규정대로, 법대로 하기를 바란다. 새로운 특별한 사업 구상이 없으면 지난 40여년간 선임자들이 잘 이루었던 봉사업무와 연례행사 만이라도 충실히 하기를 바란다.

수많은 동포들의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 머리가 안되면 발로라도 뛰는 그런 한인회장이 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자그마한, 일 같지도 않은 일, 휘황찬란한 경사보다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불쌍한 처지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고 엄동설한이 덮쳐오는 이 계절에 훈훈한 정을 나누는데 동참하는 그런 한인회장이 되어 부디 존경받는 한인회장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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