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퍼레이드 중복신청 철회하라

2006-12-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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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코리안 퍼레이드를 단독으로 개최한다는 일방적인 결정을 한데 이어 다음달 퍼레이드와 야외장터의 개최 허가를 중복신청하여 한인사회에 분란을 일으켰던 뉴욕한인회가 이번에 또 다시 2007년도 코리안 퍼레이드를 중복신청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6년도 코리안 퍼레이드에서는 한인회가 뉴욕한국일보를 배제하려다가 한인사회를 분열시키는 처사라는 비난에 부딪히자 한인사회와 한인회의 원로인 전직 한인회장단 이문성 의장의 중재로 코리안 퍼레
이드를 종전대로 뉴욕한인회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치르기로 합의했다. 그리하여 지난번 2006년도 코리안 퍼레이드는 100여 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그런데 지난번 행사 직후 뉴욕한국일보가 이미 허가신청을 한 내년도 코리안 퍼레이드 행사를 지난달 한인회가 중복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졌고 한인회 측은 지난주 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처럼 지난번에 말썽을 일으켰던 중복신청을 왜 한인회가 또다시 해서 분란의 불씨를 만들고 있는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코리안 퍼레이드는 지난 1980년 뉴욕한국일보가 창시하여 행사를 주관하면서 뉴욕한인회를 주최자로 하여 개최해 왔다. 한국일보는 매년 퍼레이드 행사가 끝나는 즉시 다음 해 행사의 허가신청을 해 왔다. 지난 1994년 한인회와 한국일보간의 합의에서도 퍼레이드에 관한 한국일보의 권한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0월 코리안 퍼레이드가 끝난 후 한국일보는 관례대로 내년 10월 첫째 토요일에 2007년도 코리안 퍼레이드 개최를 신청해 놓았는데 한인회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또다시 중복신청을 하여 말썽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한인회 주최, 한국일보 주관으로 잘 치러온 코리안 퍼레이드를 이경로 회장은 왜 그토록 한국일보를 배제하고 단독으로 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가. 이 의문에 대해 한인사회에서는 풍문과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항간에 나도는 말로는 이회장이 퍼레이드를 한인회 단독으로 하면서 한국정부 지원을 대대적으로 받으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사실이라면 이는 코리안 퍼레이드의 본질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

코리안 퍼레이드는 우리 한인들의 단합과 성장된 모습을 미국사회에 보여줌으로써 한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한국정부의 돈을 받아서 코리안 퍼레이드를 한다면 이는 순수한 우리 한인의 퍼레이드가 아니라 한국정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퍼레이드가 될 수 있다. 설혹 한국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뉴욕한국일보가 주관하면 안 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코리안 퍼레이드에서 뉴욕한국일보를 굳이 배제하려는 이경로 회장의 의도가 따로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즉 이회장이 코리안 퍼레이드 행사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원을 명분으로 한국 정치인들과 교류하고 이를 발판으로 한국의 정치판에 진출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일보가 관여하면 이런 의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배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하고 있다.

만약 그런 의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런 의혹을 받는다는 것은 이회장 자신을 위해서나 코리안 퍼레이드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그러므로 이회장은 중복 신청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중복 신청으로 인한 한인사회의 분열과 퍼레이드에 대한 흠집을 자초하지 말고 내년도 코리안 퍼레이드를 성대하게 치를 수 있도록 이회장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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