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입자에 대한 소견

2006-12-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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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로(베이사이드)

지금까지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세계 여러 나라의 울타리 역할과 바람막이 역할로 신망을 쌓아왔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빛을 가리워줄 넓은 그늘을 만들어 지치고 힘겨워 쉴 곳 없어 갈망할 때 평안의 쉼터를 제공해 주었던 덕목의 거목이었다.

그런 거목의 미국을 찾아와 많은 이웃들은 대접을 받았으니 환영하고 박수쳐 주었던 것이다.그러나 어느 때부터는 의로운 길에서 벗어나 이웃들과 소원해지며 눈치를 살피고 거북해하는 모양새로 바뀌어진 것 같다. 아직은 그 구심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대로 멀어져 영원히 떠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사를 비춰볼 때 오늘날 미국이 거목이 되기까지는 초기 이민자들의 개척정신에 의거, 모험과 용기를 근간으로 많은 피눈물나는 시련과 극복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이를 바탕으로 오늘의 미국이 잉태되고 탄생의 영광과 함께 거목의 미국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후로도 계속 유입되는 이민자들 역시 그들을 본으로 삼아 신천지 개발에 피땀 흘리며 동참하였기에 오늘의 거목 미국으로 구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곧 미국의 뿌리요, 이 땅의 정기라 말할 수 있으며 이를 나는 미국 특유의 의로운 정기가 이 땅에 흐른다고 믿는다.
그런데 선조들의 혼이 담긴 정기는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이어져야 마땅할 터인데 내가 느끼는 것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따지고 보면 짧게는 2~3대 전이요, 길게 잡아 4~5대 전의 할아버지들이며, 이 땅의 이민자들이
다. 그리고 어찌하여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증조, 고조 할아버지들의 혼이 서린 의로운 정기를 이토록 쉽게 허공에 날려버렸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오늘의 그 후예들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는 것도 증조, 고조 할아버지들의 업적 덕으로 된 것이 아닌가.

이렇다 보니 좋았던 많은 이웃은 현재 미국의 눈치를 살피며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가지며 망원경을 들이대고 보고 읽고는 끼리끼리 모여 속삭이며 킥킥거리며 조소를 보내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두려운 눈길로 예의주시하는 무리도 있을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언젠가 백악관을 방문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선물로 부시대통령에게 정중히 예의 갖추며 건넨 것이 있다. ‘손자병법’이란 책이다. 이는 나도 두차례 정독한 바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상징적 내용은 ‘상대(적)’를 알면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으며 싸운다 할지라도 기필코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사진과 함께 실린 기사를 본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그리고 중국과 인도의 드러나지 않은 표정에 꿈틀거리는 속내는 무엇일까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의 흐름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어찌보면 지정학상 그들의 영향권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 영원히 한 지붕 밑일 수 없는 세계 약 1/4에 해당되는 아랍권의 이슬람교 국가에 대한 지구전이며, 유일한 미국의 친구인 라이베리아를 제외한 수단, 이집트, 나이제리아 등의 남아프리카는 미래의 개발 보고란 점에서 결코 가볍게 대할 수가 없다.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남미권의 턱 밑에서 알짱거리며 코털 건드리는 베네주엘라가 낳은 뜨거운 감자 ‘차베스’를 비롯, 몇몇 국가들의 향배 또한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이불 동침의 동지가 되어진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와 그에 어정쩡하게 같이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생모격인 영국의 처지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또 같은 권역의 동업자들 국가 EU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자 할건지, 거기에 날카로운 발톱을 감추고 예의주시하는 러시아는 또 어떤 꿈을 꾸고 있을건가. 오리궁둥이 실룩대며 잔머리 굴리는 변덕의 대가인 일본은 오늘에 와서는 미국의 귀여운 병아리일 뿐일거라 보아지며 호주를 비롯한 그외 작은 주변국가들은 아직은 미온적으로 관망하며 조용히 뜬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지역적으로 점차 소리없이 모아지는 힘은 앞으로 큰 산을 무너뜨릴 큰 파고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지구촌의 질서를 조정하고 조절하며 군림해온 지금의 거목 미국은 변질되어 쇠퇴해 가는 과거의 거목으로 지는 해와 비유하는 우리의 말에 망령된 헛소리라 할까마는 세계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에 대한 미국의 위정자들은 밤잠 못 자며 고민하는 당무자도 있을 걸로 보나 만일 그러하지 않고 안일한 생각에 골프치는 나들이를 한다면 그것이 후일을 향한 오늘의 국가관리상의 문제일 것으로 본다. 국가간의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다단할 것이며 드디어는 국운에까지도 미치는 결과를 우려할 때 지금의 거목 미국은 특유의 정기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런 모멘트의 시기가 곧 지금이라 생각하며 이는 국가 관리를 하는 위정자들의 몫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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