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브롱스과학고 분규, 속히 해결돼야

2006-12-07 (목)
크게 작게
최근 브롱스 과학고등학교에서 학교와 한인학부모 사이에 불거진 불협화음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한국어 반 기금유용이 발단이 돼 빚어진 이 문제는 12일과 13일 양일간 대대적인 피켓 시위를 준비하는 등 한인학부모회 측의 거센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교내 한국어 반 증설을 위해 학부모회가 학교 측에 지난 3년간 10만여 달러를 전달했는데 학교 측이 한국어 반 증설을 하지 않고 기금을 유용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야기됐다. 애당초 이 후원금은 학교 측에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기금이 필요하다 해서 모아진 것이라고 한다. 최근 학부모들은 공립학교에는 외부에서 어떠한 명목으로든 돈이 투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학교장의 공금유용 가능성을 제기했고 그 후 학교장이 기금 중 일부를 돌려주는 사태로 비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전 학교버스에서 발생한 한인학생에 대한 백인학생의 폭행사건과 관련, 학교 측이 피해자인 한인학생을 과잉 징계함으로써 한인학부모들과 학교간의 분규는 한인학생에 대한 차별행위로 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해 학부모회측은 한국어 반 발전기금유용 및 한인학생에 대한 차별행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계획하기에 이르렀다브롱스 과학고는 특수 과학고등학교로서 한인학생들이 매우 선호하고 있고 또 우수한 한인학생들이 많이 재학하고 있는 뉴욕의 명문 공립학교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가 잘못 처리될 경우 한인학생들에게 영향이 잘못 파급될까 걱정이다.


학부모회에 따르면 문제의 교장은 평소에도 학교행정을 매우 독선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타민족 교사와도 갈등이 잦았고 운영 방식에도 여러모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언론에 오르내린 바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또 들리는 바에 의하면 한인학부모회도 이 문제를 놓고 의견이 둘로 엇갈려 마찰을 빚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주 좋지 못한 분위기다. 문제해결은 커녕, 한인학생에 대한 이미지만 좋지않게 만들고 악영향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한인학부모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한인학부모들의 의견부터 취합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그 대안을 중심으로 학교 측, 또는 그 이상의 감독기관을 상대로 해결책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