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우물 안 개구리

2006-12-06 (수)
크게 작게
신용일(취재1부 기획취재부장)

“지금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 국민을 보고 우리를 보는 평가나 눈, 이것은 여러분들이 바깥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미국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시야는 좀 더 높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세계가 우리를 보는 눈과 우리가 세계를 보는 눈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어디까지나 좀 더, 눈높이를 높여야 겠다, 이런 것이 여러분이 또 고국에 계신 동포들이 해야 될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기문 차기 유엔사무총장이 지난달 28일 주뉴욕총영사관이 마련한 ‘동포 초청 축하 리셉션’에서 행사에 참석한 430여명의 동포 “지도자”들에게 한 인사말 내용 중 일부분이다.반 차기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이 유엔사무총장이 되었을 때 앞으로 이것이 해외 동포들이나, 고국에 있는 국민들이나, 조국인 대한민국에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진 뒤 도달한 생각을 밝힌 것이다.


반 차기 사무총장의 말은 한국인들과 한인 동포들이 시야를 높여 국제사회 수준에 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시각을 국제화, 세계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하루속히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들을 자신 수준이 아니라 국제사회 수준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이다.반 차기 사무총장의 이날 인사말은 사실 부탁이 아니라 주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이유는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반 사무총장을 만나는 사람들은 그를 보는 눈으로 한국인과 한인 동포들을 바라볼 것이며 그 반대로 한국인과 한인 동포들을 접촉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난 한국인과 한인 동포들을 보는 그 눈으로 반 사무총장을 바라볼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반 사무총장이 이끌어나갈 유엔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고 30여만 한인이 있는 뉴욕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국제사회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과 엄중한 검증을 거친 반 사무총장을 바라보는 눈으로 뉴욕 한인들이 비춰질 것에 대해서는 큰 걱정이 안 된다.
하지만 뉴욕한인사회의 검증마저도 제대로 받지 않은 일부 ‘우물 안 개구리’ 뉴욕한인 “지도자”들을 바라보는 눈으로 반 사무총장이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