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사랑의 방문’으로 독거노인들에게 새 희망을

2006-12-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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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1부 차장대우)

“딸랑 딸랑”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연말연시가 다가온 것이다. 한인사회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불우이웃 돕기 행사들이 줄줄이 예약돼 있어 따뜻한 연말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스태튼아일랜드한인회는 경로잔치를 열어 지역 노인들을 위로하며 순복음뉴욕교회는 뮤지컬 ‘His Life’의 공연 팜플렛 판매 수익금 전액을 월드비전에 전달, 지구촌 어린이 구제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뉴욕한인여성네트워크는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실내복을 전달, 수감자들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도움을 주기로 했으며 의류업체인 ‘베어 USA(회장 수잔홍)’는 오리털 잠바 4,000벌을 뉴욕시 주택 국을 통해 뉴욕시 거주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권사선교합창단은 제5회 정기연주회를 ‘불우이웃돕기 콘서트’로 열고 노숙자와 장애우 돕기에 나서며 퀸즈 YWCA는 ‘메시아 싱어롱’ 음악회를 열어 역시 불우이웃돕기에 나선다.
이처럼 12월이 시작되면서 불우이웃돕기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아직까지 한인사회의 인심이 식지 않았음을 엿보게 한다. 하지만 불우이웃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은 매우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은 지난 감사절 시즌동안 잠깐 고개를 들었으나 이내 사라졌다. 한인사회에는 가족들을 떠나 홀로 지내고 있는 한인 노인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복지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노인 아파트나 양로원, 요양원 등에 홀로 거주하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한인 독거노인들이 상당수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독거노인들의 가장 큰 고통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대인관계나 성격이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해, 자살시도와 같은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며 “때문에 독거노인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낼 수 있는 대화상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신과 전문의들도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은 자신의 내적인 문제를 누군가에게 말 하지 못해 우울증에 걸리거나 심각한 정신질환자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화와 관심은 독거노인들의 만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제인 만큼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노력이 요구 된다”고 밝혔다. 다행히 코로나경로회관(부관장 류철원)이 ‘사랑의 방문(Friendly Visiting)’ 프로그램을 실시, 독거노인 돕기에 나서 기대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코로나경로회관은 독거노인의 거주지를 직접 방문, 주 30분 정도 대화를 나눌 사랑의 방문자를 찾고 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물질이 아닌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인 만큼 ‘사랑의 방문’ 프로그램에 동참할 마음 따뜻한 한인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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