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위원회의 반가운 한인 위원

2006-12-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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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데마레스트 한인자치회 동장)

1년간의 자치회 활동을 통하여 이제는 타운의 사정을 웬만한 미국계 주민보다도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데마레스트와 인근지역 한인 남성들로 구성된 한인 축구단의 겨울철 실내 축구를 위한 체육관 사용 최종 허가를 심의하는 데마레스트 고등학교를 관할하는 교육위원회에 참석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 관계자와는 이미 2달 전에 체육관 사용에 관한 세부사항 토의가 마무리 된 터이라 교육위원회의 최종 허가는 형식적인 절차로만 알고 있었던 이유로 오랜 시일을 끄는 최종 허가 조치가 조금은 의아했지만 커다란 염려는 않고 있었다.

실내축구 개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일을 확실히 처리하려는 생각에서 교육위원회에 참석을 하였던 것인데 회의 장소에는 분명히 한국인임에 틀림없는 최씨 성의 교육위원이 유창한 영어 구사능력에 잘 정리된 논리로서 전문적인 주제에 관한 토론을 주도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모습
을 목격하게 되었다.“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내가 지역사회 봉사를 하고 있는 데마레스트 타운 고등학교의 교육위원회에 한인 위원이 있다는 사실을 자치회 동장이라는 내가 모르고 있었다니!”타운의 지방자치제도에 관한 공부를 나름대로 열심히 하였다고 생각해 오던 내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을 알아보니 인근의 여타 타운에서는 타운 자체의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나 노던밸리 고등학교는 인근 5개 타운의 고등학생을 수용하는 지역 학군제로서 올드태판 고등학교와 함께 두 곳의 학교를 운영하는 제도였기 때문이었다.하여서, 매년 4월의 교육위원 선거에서는 초,중학교의 교육위원만을 투표로 선출하고 다른 형식의 임명 형식을 통하는 고등학교 교육위원은 일반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이 한인 교육위원의 존재를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회의가 계속되며 자치회의 안건 외에도 서너건의 체육관 허가 안건이 심의되던 도중에 유독 한 분의 교육위원이 자치회의 허가건에 제동을 걸며 별도로 심의할 것을 요청하는 걱정스런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요점은 “허가 주체인 한인자치회란 무슨 모임인가?” “어른들이 축구를 하면 체육관 시설물이 망가질 염려는 없겠는가?” “왜 하필 이곳의 고등학교 체육관을 사용하려 하는가?” “한번 실내 축구를 허가해 주면 다른 단체에서도 계속하여 허가신청을 요구할 것이 염려된다”별 생각 없이 회의에 참석하였던 나 자신이 한인자치회의 입장을 적극 변호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다급한 상황에서는 영문법이 무시되는 나의 영어실력이지만 한인자치회가 타운의 운영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지, 봉사를 목적으로 타운의 한인 자녀들의 건전한 교육환경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고 학교 시설물을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할테니 너무 염려하지 말고 허가해 주길 바란다는 설명을 하였다.데마레스트 주민이 아니라서 한인자치회의 활동을 잘 모르는 것으로 보이는 부정적 시각의 교육위원은 여전히 사용 불허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다행히도 자치회 활동을 알고 있는 몇 분의 교육위원들이 우호적인 의견을 내놓기 시작하였다.

물론 한인 위원인 최경희 위원도 긍정적으로 한인의 입장을 옹호하였다.
너무 적극적으로 한인들을 두둔하면 자기 민족 감싸기라는 인상을 줄까봐 조심스레 의견을 개진하는 한인위원의 모습을 보니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한인교육위원이 있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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