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송년행사는 알차고 검소하게

2006-1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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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사회 각 단체 및 기관들의 송년파티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 행사들에 대한 과소비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

송년파티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서로 정보교환 및 친교를 통해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의미 있게 치러지는 모임이다. 특히 이민생활로 바쁘게 살다보니 쉽게 만나기가 어렵고 서로 간에 소식이나 정을 나누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송년 모임을 잘만 치르면 가파르고 힘든 이민생활에서 더할 수 없이 좋은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소비로 먹고 마시고 노는 데에만 너무 치중, 행사의 본뜻과 의미를 상실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예도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에 송년파티를 구실로 행사를 치르는 단체나 기관들이 연말 행사에 관한 협찬 요청을 한꺼번에 여러 곳에서 하게 되면 업소들의 부담이 적지 않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말은 즐거운 때가 아니라 고통이요, 괴로운 시기가 된다. 연말은 사회에 환원하는 시즌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경제적 부담을 느낄 만큼 지나치게 되면 이것은 골칫거리가 되고 만다.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은 때는 상품이나 기부금을 너무 많이 협찬으로 요구하는 것 보다는 최소한의 기부와 협찬으로 의미 있는 행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자면 알찬 연말행사를 해야 할 것이다. 한인들은 대부분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잡이 없거나 가게가 잘 되지 않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지나치게 화려한 송년행사나 모임을 치르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매년 연말마다 한인사회에서 개최되고 있는 송년파티는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지들이 만남의 기회를 갖고 한 해의 노고를 서로 위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런 모임을 통해 이민생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같이 소수민족인 이민자들에게 난관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단합된 힘을 끌어낼 수만 있다면 새롭게 결속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연말파티는 본뜻이 퇴색되지 않도록 검소하고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잡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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