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블랙프라이데이는 대형업체들만의 잔치?

2006-11-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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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

연중 최대 샤핑대목 시즌이라는 연말이 다가왔지만 한인 상인들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블랙 프라이데이’ 다음 날인 지난 25일 오후 맨하탄 한인타운 상가 일대. 대목 임에도 물건을 사러 나온 샤핑객들의 숫자는 평소와 별반 크게 달라 보이질 않았다.

“연말 샤핑시즌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매상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게 한인 상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의류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매출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도 희망을 걸지는 못할 것 같다”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플러싱 지역의 한인상가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플러싱에서 선물센터를 운영하는 최 모씨는 “예년의 경우 이맘 때쯤 주말이면 자동차들이 한인상가지역을 통과하는 데 큰 애를 먹곤 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그런 풍경을 볼 수 없다“며 “상권이 갈수록 퇴보하고 있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맨하탄 백화점이나 퀸즈 샤핑몰 등 지역 상권에 자리잡은 미국계 대형 매장들은 완전히 달랐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몰려드는 샤핑객의 차량들로 상가 입구 일대가 교통이 전면 마비될 정도였다.

실제로 전미소매업체연합회에 따르면 미 대형 소매점들 경우 24일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일요일인 26일까지 약 89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6% 이상 증가했다. 샤핑객들의 소비 금액도 평균 360달러15센트로 작년 동기의 평균 302달러81센트에 비해 20%가까이 늘었다.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한인 상가와 미 대형 소매점들간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소비자들은 서비스가 좋고 샤핑 재미를 맛 볼 수 있는 대형 유통업체로 몰려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형 자본을 앞세운 미 소매점들과 대부분 소자본인 한인상점들과 비교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를 그들만이 아닌, 한인 상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잔치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우리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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