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화’ ‘대화’ 그 뒤에 숨은 것은?

2006-11-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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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목사/신앙과 교회 발행인)

남한의 친북인사들이 ‘평화통일’이라는 말을 철없이 주술 외우듯 한 지가 시간이 흘러 반세기가 넘었다. 근래에 와서는 줄서기에 바쁜 ‘평화통일자문회의’나 ‘통일 연구회, 또는 각종 친북 시민연대들은 ‘평화’와 ‘대화’라는 말을 때를 가리지 않고 쓴다. 심지어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에 “반미하면 평화가 온다”고 떠들어대기도 했다.

노무현대통령 역시 지난 2일과 6일에 두 차례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은… ‘평화’와 안정의 상징…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러한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도는 UN의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량살상무기 확산기구(PSI)에 동참하는 일과 북한을 돕는 자금줄을 끊는 일에 결코 동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억지 변명으로 때를 쓰는 것은 대통령을 수발하는 청와대 팀도 마찬가지이다. 열강이 북 ‘핵’을 수차례 경고해도 북한의 ‘핵’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고, 우방인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경고해도 그들은 인공위성이라고 우기며 북한 대변인 행세를 하느라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것을 보면 가관이다.


여당 역시 뒤질세라, 열우당 의장과 그 일행은 “평화가 위태롭다”며 개성공단에 가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추태를 보였다. 여당의 2중대라는 민노당 대표팀은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는 표어를 걸고 김일성 생가 만경대를 찾아가 줄서서 경배를 했다. 이러한 행동은 북한 노동당에 이용당하고 몰살당한 남노당원들 조차 지하에서 경악할 일이다. 저들의 귀에는 지금도 북한의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양민들의 울부짖음은 들리지 않는다.자칭 민족의 태양이라 했던 김일성을 제대로 보자. 그는 6.25 남침에 실패한 이후 1953년 10월에 남침을 북침으로 선전확대하고 ‘평화통일’ 선동을 대남 핵심사업으로 지령을 내렸다. 다음 해인 1954년에는 월북한 핵물리학자(도상연 팀)와 재일교포들의 재원을 동원하여 ‘핵’개발의 방안을 세웠다. 김일성과 노동당은 앞에서는 ‘평화통일’ ‘한반도 비핵화’ ‘종교의 자유’을 보장한다면서 뒤로는 참혹한 만행을 저지른다.

1967년에 이르러서는 마지막 남은 남로당원들을 ‘미제의 스파이’로 몰아 모두 처형시키고 숨어 사는 목사와 기독교인들을 색출하여 1,400개의 교회와 함께 흔적을 없애버렸다. 둔덕 명당 자리에 세워졌던 모든 교회 자리에는 김일성의 동상을 세웠다. 김일성 동상은 명승지와 유적지의 것을 합하면 3,500개가 된다. 대표적인 동상은 평양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났던 장대현 교회(1907년에 평양노회가 창립되었으며 최초로 길선주 외 5인을 목사로 안수했던 교회이다) 자리에 세웠다. 지금도 그들은 미안한 기색도 없다. 유사이래 잔인 무도하기로는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을 뺨친다.

노무현대통령은 “근래에는 북한이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며 두둔하고 있으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정직과 신뢰가 없는 정치술수는 때가 되면 숨겼던 사실이 재앙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조국 하늘에 시간이 흐르는 소리는 초조하기만 한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들의
말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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