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제 우정달리기에 참가하고

2006-11-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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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주(한인 마라톤클럽 회장)

11월 5일은 세계의 런너들이 참여하는 뉴욕시티 마라톤대회로 뉴욕의 대축제일이었다.

많은 아마추어 달림이들이 출전하기에 붙여진 ‘시민 마라톤대회’.
보스턴, 런던, 베를린, 뉴욕을 세계 4대 마라톤대회라고 하며, 금년 뉴욕 로드 런너스 회장 메어리가 Grand Slam을 제창하여 더욱 유명해지고 있다.
금년도는 4만여명이 참여한 세계 최대의 대회로 세계 각국에서 출전한 선수들이 마라톤을 통해 우의를 돈독히 하고 사랑의 씨앗을 뿌렸으며 평화를 꽃피우게 하는 달림이들은 11월 4일 유엔본부에 모여 마라톤에 공헌한 Bikila Abebe 상 시상식을 마치고 뉴욕의 중심가 42가를 거쳐 6애비뉴 북쪽으로 향했다.


웨스트 67스트릿에서 마감하는 국제 우정 달리기에 한인 마라톤클럽 회원과 한국 출전 선수단이 참여하여 한미 관계는 물론 세계 190여개국의 런너들과 우정을 나누고 내일 다시 만나 선의의 경쟁을 하기로 했다.달리기는 자기와의 경쟁이다. 누가 누구를 이기는 경기가 아니다.장거리를 달리면서 찾아오는 고통을 어떻게 참고 견디며, 최종 종착역에 도달하느냐 이. 그렇기에 완주자에게는 모두 스스로 이긴 자이기에 메달을 수여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넨다.1위이거나 꼴찌로 완주한 런너 모두가 그 나름대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자들이다.

마라톤을 하기 전 함께 모여 사상, 빈부, 인종, 종교에 관계 없이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완주를 기원하는 전날 행사가 뜻있게 유엔본부 앞 광장에서 다 함께 자국의 국기를 앞세우고 고유한 의상과 특유의 자태를 갖추고 나타나 악수하고 기념촬영하며 내일의 평화를 이룩, 친구로서 사귈 것을 무언중 다짐하는 광경은 “세계는 하나로”를 외치는 세계인의 바램을 실현시키는 광장인 듯 싶다.

유엔은 우리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6.25 때 긴급 안보리 회의를 개최하여 참전을 결의, 승리함으로써 한국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게 하였고 번영의 대한민국을 건설토록 했다.그 후 반세기가 넘는 오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룩했으나 북한의 핵문제 뿐만 아니라 반미 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으로 불협화음 되는 한미 관계를 작은 힘이나마 조율
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태극기, 성조기를 앞세우고 맨하탄 한 복판에서 참가 선수들에게 우리의 뜻을 전달하였다.달리면서 받은 고통과 결승점에서 얻은 기쁨은 런너들만이 느껴서 아는 특유의 경험이며, 이를 전쟁 없는 평화를 이룩하는데 일조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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