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벽 기도

2006-11-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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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선(포레스트힐)

요즘은 살아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15~20년 전만 해도 번 돈을 저축해 가면서 부족치 않게 살았었는데… 지금은 사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남편의 사업도 부쩍 힘이 드는 것 같다. 허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내 입에 들어가는 것도 몇번 생각하면서 긴축정책을 하여도 쌓이는 Bill과 은행
구좌에 크레딧되는 금액은 나란히 가지 못하고 Bill이 항상 앞장서 달린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나마도 하늘의 은혜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 가겠지만 말이다. 힘이 들면 들수록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이사야에서 나오는 성경구절이 떠오른다.“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가라앉았던 내 마음이 다시 힘을 얻어 용기가 생긴다. 그렇지 나를 지켜주는 주님이 계시지 하면서 안심이 된다. 하지만 이 마음은 길게 가지 못하고 어려운 실생활에 맞부딪치면 또다시 낙심하고 좌절한다.


꼭두새벽, 꿀같은 단잠에서 안간힘을 다하여 일어나 새벽기도에 나간다. 목사님이 헌금한 사람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신다. 오늘도 내 이름은 거기에 없다. 내 마음이 무겁다. 헌금에 관한 설교말씀을 자주 하신다. 새벽잠을 반납하고 평안을 얻으려고 성전에 나왔
지만 스트레스는 더욱 쌓이고 마음이 무겁다 못해 괴롭다. 남들처럼 돈 잘 버는 남편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까지는 힘들지 않을텐데 하면서 화살을 남편에게 쏘아보낸다.

헌금한 사람들을 호명하지 않고 성전 뒤에 헌금함을 설치해 두고 주님만이 헌금 상황을 알고 계시면 더 많은 사람들이 새벽기도에 동참하게 되고 평안, 위로와 은혜를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래저래 돈이 원수(사탄)이다. 새벽기도에서도 주눅이 들어 하루 이틀씩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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