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거품 없는 미 교육

2006-11-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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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취재2부 레저.교육특집부장)

이번 주간 오픈 스쿨을 맞아 아예 월요일은 휴가를 내고 자녀 학교를 찾았다.교사와의 면담 시간도 약속돼 있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학교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마침 아이의 오픈 클래스도 같은 날이라 등교를 시킨 후 바로 학교로 갔다.교실에 들어섰을 때 아이반의 아동들은 뉴욕시가 지정한 카펫 위에 앉아 담임교사와 읽기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교사의 차분한 설명과 함께 아이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며 선생님의 질문에 먼저 대답하기 위해 손을 높이 드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담임선생님은 돌아가며 아이들이 대답할 수 있게 배려하며 수업을 진행했다.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 앉아 교실 주위를 둘러봤다. 아이들의 작문 작품들이 빨래집게에 집혀 줄에 매달려 전시돼 있으며 앞과 뒤 벽에는 많은 지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캐비닛 문에도 아이들의 차트와 학급 스케줄, 글을 잘 쓰는 방법, 수학을 푸는 방법 등이 예쁜 글씨체로 크
게 써 있었다. 캐비닛 문에 학급의 규정도 게재돼있었다. 여러 규정 중에서 ‘서로 돕자’ 라는 문구에 시선이 머물렀다.


미국의 교육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가 바로 남을 돕는 역할과 실질적인 모습이 아닌 가 이번 오픈 스쿨주간을 맞아 학교를 방문하며 다시 느꼈다. 수업시간 내내도 담임교사는 대답을 못하는 학생이 나오면 주위의 친구들이 도울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고 또 페이퍼 모니터, 숙제 모니터, 도어 모니터, 런치 모니터 등 학교생활을 하는데 학생들에게 남을 돕는 일을 할 수 있는 역할을 골고루 주고 있었다.

오픈 스쿨주간동안 열리는 북페어도 자원봉사 학부모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또 졸업반 학생들의 여행과 졸업여행을 위한 기금 모금 활동도 자원봉사 학부모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각 가정마다 있을만한 빨래집게로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한 소박한 모습에서 미국 어느 사무실이나 연구실을 가나 사용하는 도구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바로 어려서부터 실질적인 환경에서 자란 생활습관이 심어지지 않았냐는 생각을 가져다 줬다.

미국 학교의 소박하면서도 주위에서 쉽게 보는 것을 동원하는 교육 모습에서 거품이 없는 현실적인 교육장이라는 것을 보는 것은 비단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거품 없는 미 교육 시스템을 보고 거품 많은 한국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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