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간선거, 그리고 2년

2006-11-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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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논설위원)

국가란 하나의 거대한 조직체이다. 그 조직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는 대통령에 달려 있다. 그래서 나라를 잘 끌고 가는 대통령은 명 대통령이요, 잘 못 끌고 가는 대통령은 악 대통령이라 부른다. 정치란 알고 보면 모두가 다 바람개비 장난 같다. 그러나 그 것이 온전한 바람이
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고 사나운 바람이면 서민들이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대통령만큼은 정말 인물본위로, 그 사람의 경륜이나 식견위주로 뽑아야지 그렇지 않고 당을 위주로 뽑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그 좋은 예가 한국의 정치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인물 본위가 아닌 당쟁에 의해서 선출된다. 그러나 대통령이란 자리는 얼마나 중요한가. 김대중
씨가 내건 ‘햇볕정책’ 한마디로 온 나라가 싫어도 따라가다 보니 온 나라가 혼란 속에 엉뚱한 길로 가고 있다.

김대중씨는 생활이 힘든 자국민은 외면하고 공산주의 국민과 정권에 쌀이고 비료고 돈이고 마구 퍼다 주었다. 그러니까 자국민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진 것이다. 물론 북한의 국민도 같은 동족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경계선이 있는 한은 엄밀히 말해 우리의 동포라고는 볼 수 없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는 햇볕정책 못지않은 정책으로 더 많은 것을 이북에 갖다 주었다. 그 재원은 다 국민에게서 나온 것인데 자국민의 생활이 어려움에도 불구, 남의 국민까지 먹여 살려야겠다고 퍼준 것이다.


한국은 지금 부유층과 빈곤층이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잘 사는 사람은 어마어마하게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냄새나는 진탕에 발을 담구고 헤맬 정도로 못산다. 민주주의의 장점과 힘이라고 하는 것은 중산층의 두께를 가지고 말하는데 한국은 그 두께가 2%밖에 안 된다고 한다. 미국의 중산층 두께는 75%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은 튼튼한 나라이다.
그러면 사치품을 둘러메고 다니는 부유층이 많은가,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려운 서민층이 더 많은가? 말 안 해도 어느 나라건 못사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보다 몇 백 배, 몇 천 배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현실은 대통령 한 사람의 정책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대통령만큼은 당에서 내놓은 인물이라 해서 뽑을 것이 아니라 비전을 가지고 국민의 생활을 깊숙이 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뽑아야 한다.

이번에 실시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은 공화당이 잘못해서도 아니요, 민주당이 잘해서도 아니라고 본다. 부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불만의 표출이다. 우리가 부시를 욕하고 비난은 하지만 따지고 보면 민주당이 한 것은 또 뭐 있는가. 그러나 공화당은 어쨌든 욕먹을 일을 했다. 그러나 일은 했지만 자국민을 위한 정책이나 노력이 아니었다.
자국민의 생활은 뒤로 두고 승산이 없는 나라에다 전쟁을 일으켜 병력을 쏟아 붓고, 돈을 쏟아 붓고, 온 자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니 자국민인 미국민이 머리를 흔들 밖에. 그렇게 되니까 자동적으로 ‘민심은 천심’이라고, 민주당 국회의원을 뽑은 것이다. 말하자면 부시에 대한 분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국회를 석권했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가 직접적으로 대하고 있는 생활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현실에 대한 개선과 비전은 2년 뒤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기대치가 달라진다. 부시보다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지금 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우리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국회가 바뀌었다 해도 정권이 바뀐 게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본다. 때문에 우리 같은 소수민족 이민자들이 커다란 기대를 가지고 좋아라 할 일만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의 잔여기간인 앞으로 2년 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아무리 이라크 전쟁에 반대를 한다 해도 나간 병사를 하루아침에 철수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철수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실행에 옮길 것이다. 그러므로 이민자들은 현 상태에서 앞으로 남은 2년을 잘 견뎌내야 한다. 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사를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판단해서 큰 욕심 없이 착실하게 해나가야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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