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후보 누구 없소”

2006-11-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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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남(뉴욕기독군인회 회장/한인선거안내위원)

11월 7일은 9월 예비선거에 이어 본선거 하는 날이다. 6시부터 밤 9시까지 연방 상하의원 및 주정부의 고급 공무원을 선출하는데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보람있는 날이다.

특히 이민자들은 열심히 선거에 참여하여 우리의 결집된 힘을 과시하여 앞으로의 모든 주요 정책에 우리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어려운 사정이 있겠지만 내 한 표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91세의 양씨 할머니는 큰딸이 부축하여 꼭 투표장에 오신다. 또 뉴저지 딸 집에 계신 할머니도 콜택시 타고 투표하러 오신다. 몸이 불편한 젊은 사람도 휠체어 타고 오며, 가게 문 일찍 닫고 오는 부부도 있다.


투표장에 들어오면 우리 안내원들에게 “이번에 한인후보가 누구냐”고 꼭 묻는다. 너무나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구나, 또 그 분들의 마음 속에는 애국자의 피가 흐르고 있구나 생각하게 된다.
어느 시대나 애국자와 매국노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애국자는 꼭 일제 36년, 즉 나라가 어려울 때만 있는 것이 아니다. 6.25 공산군의 남침 때 조국이 어려웠을 때 목숨바쳐 싸운 군인들, 4.19 때 조국의 민주화를 외치다 유명을 달리한 꽃다운 젊은이들, 월남전에서 월남의 민주화와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한 군인들.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옛날 독일에서, 또 세계 각처에서 조국에 송금하는 사람들, 한인 커뮤니티센터 설립과 키세나공원 한국전기념비 건립에 헌금하며 헌신하는 사람들, 불쌍한 탈북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있는 사람들, 정의로운 일에 앞장서며 조국의 안전을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 등.

이완용 하면 매국노라고 우리 모두는 안다. 요즈음의 매국노는 한인을 망신시키는 매춘행위자들, 고국에서 나쁜 짓 하고 도망나온 자들, 불법자금으로 치부하며 사치생활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자들, 가게나 물건을 속여 팔아 남을 망하게 하는 자들, 남의 돈 떼어먹고 도망가는 자들, 사리사욕과 감투에 눈이 어두워 좋은 단체나 사회를 망가뜨리는 자들, 툭하면 고소하는 자들, 사대주의 사상이 있어 힘있는 자에게 아부하며 한인을 비하하는 자 등등.

얼마 전 김구 선생 기념 사진전시회가 있었다. 그는 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살았고 조국에 돌아와 꿈도 펴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부인은 독립운동가들을 뒷바라지하면서 헐벗고 굶주린 상태에서 객지에서 숨졌다. 큰아들도 먹지 못해 어린 나이에 폐병으로 객지에서 죽었다. 윤봉길 의사는 양손에 수류탄을 쥐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내 목숨 바치겠다고 결심한 사건도 있었다.

평화시대 때 또 살기좋은 미국땅에서의 애국심은 어떤 큰 희생이나 목숨까지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한인으로서의 긍지를 느끼며 한인사회가, 또 우리의 후손들이 잘 되도록 힘을 모아주는 것이다.또 선거 때면 한인이 누가 출마했는지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다. 지난 예비선거 때 51% 이상의 한인 최고 투표율을 높여준 한인후보가 몇 백표 차이로 낙선해서 이번 본선거에서는 한인후보가 없다. 그래도 우리는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앞으로 또 있을 선거에도 “한인후보 누구 없느냐”고 물었을 때 기쁜 마음으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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