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중간선거

2006-11-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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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취재2부 부장대우)

이번 중간선거는 간만에 치열한 것 같다. 대통령 선거도 아니면서 선거 캠페인이 보기 드물게 강렬하다.

최고 접전지로 꼽히는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후보들의 TV 선거 광고를 보다보면 상대 후보의 약점이나 의혹을 제기하는 강한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눈에 띈다. 그동안 미국의 선거 캠페인들이 자신들의 이미지 홍보와 정책에 대한 메시지 전달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번 선거 광고의 특징 중 하나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것이다. 상대 후보(주로 공화당 후보지만)가 이라크 전쟁을 찬성한 것을 공격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시각이 많다. 전쟁 발발 3년이 지났지만 부시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종전이후에도 많은 미군 병사들이 사망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회의감을 갖는 것 같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이라크전쟁을 주요 선거 쟁점으로 꼽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이번 중간선거는 한인 이민자들에게도 중요하다. 북핵뿐 아니라 이민 문제 등에서 그동안 주도권을 잡았던 공화당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정책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원에서 여소야대의 정치상황이 벌어진다면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대외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만약 상원에서도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부시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의 입지는 위축되고 북미 양자대화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민 정책에서도 반이민 정책을 고수했던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비교적 완화된 내용의 이민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 중간 선거의 영향이 한국에 가장 직접적으로 미칠 분야는 한미 FTA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제조ㆍ금융업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은 FTA에 반대 또는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FTA 협상에서 농업 부문의 개방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협상 타결 자체도 어려워지고 협상 타결 이후 의회 비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9.11 이후 미국의 애국주의라는 거센 파도가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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