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무조건 감사한 마음으로

2006-11-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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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11월. 감사의 달이다. 추수감사절이 11월23일. 일 년을 잘 살아온 것에 대한 감사를 올리는 달이다. 감사의 달이라 해서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은 절기에 맞추어 사는 삶이라 할 수 있다. 감사의 달이 아니더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을 살찌게 하는 방법이다. 다만 감사의 달은, 잊고 살아왔던 감사의 마음을 다시 일깨우는 달이라 할 수 있다.
감사의 마음이란 고마움을 나타내는 마음이다. 고마움, 즉 감사의 조건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사람들은 수많은 감사의 조건은 잊고 불평불만으로 고달프게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각자에 처한 상황이 그렇게 삶을 이끌어 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감사의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잘 알아야 하겠다.

흔한 예로 열개의 사과가 있다. 아홉 개를 먹었다. 감사한 마음은, “아직도 한 개가 남아있다”며 감사한 생각을 한다. 그러나 감사하지 못하는 마음은 “애구, 한 개밖에 안 남았네!”라고 불평을 할 수 있다. 지나간 인생이 60년이라 하자. 감사가 없는 마음은 “60년 동안 돈도 못 벌고 한 일도 제대로 없다. 너무나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은 “지나간 생 60년을 건강하게 지켜준 하늘에 감사한다. 아직도 나에게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 있다. 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남은 생을 더 멋있게 살자”고 새롭게 남은 생을 계획할 수 있다. 결국 감사의 마음과 그렇지 못한 마음은 긍정적사고와 부정적사고와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의 결과라 할 수도 있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면 삶의 주변 즉 일상에서부터 일어나는 작은 일부터 감사할 줄 아는 생각과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 일상의 감사 중 제일 첫째는 건강함을 감사해야 한다. 건강. 아무나 건강한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재, 병원에서 병으로 고통 중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음을 알아야겠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돈이 많아도 건강을 잃어버린다면 그 돈과 재산은 물거품에 불과하다. 건강을 잃고 생명을 잃어버린다면 가졌던 돈과 명예와 재산 즉, 세상의 부귀영화는 생명의 꺼짐과 함께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러니 ‘건강’ 하나만으로도 감사의 조건은 충분하다.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하늘이 준 축복 중의 축복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육신의 건강 하나만으로도 감사의 충분조건으로 말할 수 있지만 마음의 건강도 육신의 건강만큼 중요하다.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다. 사람들을 부정적인 사고의 사람, 즉 삶을 염세적으로 보도록 만들어가는 함정 중 하나에는 비교의식이란 게 있다.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 것.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비교의식이 발동돼 좋은 상황은,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마음먹을 때다. “나도 남들처럼 잘 살아보겠다. 결코 나도 뒤 질수 없다”고 마음먹고 정당한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잘 살 수 있다. 성공할 수 있다. 돈도 많이 벌 수 있다. 좋은 집에 살면서 좋은 자동차를 몰고 다닐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결코 과거에 메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현재와 미래에 뜻을 둔다.

비교의식이 발동돼 안 좋은 상황은, 잘사는 사람들을 보고 시기와 질투를 하면서 자신의 처지만 한탄하는 경우다. 조상 탓만 하는 사람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 조상을 잘못 타고난 것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하늘에 속한 문제다. 그러려니 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생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은 조상을 잘 타고 난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똑 같다. 기회는 같이 주어진다.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과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사람에게 똑 같은 기회와 조건이 주어졌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좋은 조건과 기회라면 결과는 비슷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조건과 기회가 나쁜 상황이라면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은 역경 속에서도 감사할 줄 알고 역경을 이겨내는 사람들이기에 그렇다. 진정한 감사는 역경가운데서 나오는 감사다.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하늘을 향해 감사할 수 있는 감사가 진정한 감사다.

생으로 태어나 삶을 살아가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감사 한 가지. 부모에 대한 감사다. 감사는 마음의 감사도 있지만 감사를 행동으로 옮기는 감사도 있다. 부모의 은덕을 마음으로 감사하는 것도 좋지만 부모에게 용돈을 듬뿍 드리는 등의 감사의 선물을 하는 것은 더 좋다. 생명을 낳아준 부모의 은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드려 감사해도 부족하다. 감사의 달을 맞아 잊었던 감사의 마음을 다시 일깨우고 남은 생을 “무조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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