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Free Hug

2006-11-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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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뮌 인기 아침 TV 프로그램 ‘Good Morning America’에선 한 호주인의 ‘안아주기 운동’ 동영상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에서 소개된 주인공은 시드니 ‘Pitt Street Mall’에서 ‘Free Hug’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다니는 후안 만(Juan Mann)이라는 청년이다.그는 길거리에서 ‘Free Hug’란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포옹을 청한다. 처음엔 사람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며 피하지만, 하나 둘 그와 포옹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점점 재미와 감동을 주는 포옹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 청년으로부터 피켓을 받아들고 또 다른 사람에게 포옹을 청하는 사람까지 나타난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물론이고, 이를 컴퓨터 화면으로 지켜보는 사람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이어진다.후안 만은 이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보고 싶었다”면서 “포옹해 주는 것은 언제든지 사람들에게 나의 감성을 바로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청년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희망이 인터넷과 만나자 온세상 구석구석에서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안아주는 것은 건강한 것이다. 신체의 면역체계에 도움을 주고, 건강을 지켜주며, 우울증을 치료해 준다.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잠잘 때 숙면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생의 활기를 북돋아 준다.
또한 젊음을 회복해 준다. 불쾌한 부작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포옹은 기적의 약과도 같다.안아줌은 또한 자연 그대로의 것이다. 안아줌은 다른 부속품이 필요 없으며, 건전지를 바꿔 넣을 필요도 없고 정기적인 점검도 불필요하다. 작은 에너지를 들여 큰 에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세금 낼 필요도 없고, 공해 걱정도 없다. 또한 당연히 언제나 교환이 가능하다. 이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나타나고 있다.
요즘은 허그 테라피(Hug Theraphy)라는 것이 있는데 그저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만으로 아픈 곳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저 따뜻한 포옹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 아픈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무슨 위로의 말을 해주느냐는 그리 중요치 않다. 그저 따뜻하게 꼭 끌어안아 주면 된다. 내가 안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안긴 것처럼 더없이 평안하고 따뜻함을, 사랑과 관심은 부메랑과 같아서 베풀면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가장 깊은 사랑과 관심은 말이 아닌 안아줌으로 이루어진다. 안아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안기고 싶은 마음이 때로는 더 있을지 모른다.

우리의 두 손은 다른 사람을 껴안아 주라고 있는 것이다. 상처가 있던 없던 홀로가 아니라 당신 곁에 내가 있음을 알려주는 귀한 위로의 표현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하루에 네 번의 포옹이 필요하며, 계속 살아가기 위해선 하루에 여덟번의 포옹이 필요하고, 성장을 위해선 열 두번의 포옹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까이 있는 자에게 두 팔을 벌리고 경계하는 마음을 없앨 수 있을 만큼의 약간의 용기와 이후에 따라오게 될 열린 가슴, 따뜻한 마음, 그리고 입가에 퍼지게 될 순수한 미소를 생각해 보자.

그저 형식적인 인사치례 속에서 안아줌과 또 다른 마음이 없는 순수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수가 아이들을 안아주고 기도해 줌을 본받아 주일 아침이면 예배당 입구에 서서 들어오는 아이들을 안아주면서 귓속말로 축복해 주는 것이 나를 행복한 목사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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