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혼자 밥 먹지 마라

2006-09-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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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책상을 정리하다가 귀퉁이에 수북이 쌓인 명함 더미를 보고는 화들짝 놀란 적은 없는가? 새로운 만남에 관심을 쏟는 사이, 어렵사리 관계를 형성한 소중한 이들은 점점 멀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만남을 많이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리’이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난다. 어떤 사람은 악수를 너무 많이 하여 손이 부르틀 정도라고 한다. 많은 만남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혼자 밥 머지 마라>라는 책은 가난한 노동자 가정 출신의 한 소년이 마케팅 이노베이터이자 CEO로 자리잡기까지 맺어왔던 인간관계를 축으로 인생에 힘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생생한 경험담이 쓰여진 책이다.저자 키이스 페라지는 유력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혈안이 된 볼썽 사나운 ‘네트워킹꾼들’의 시대는 갔다고 선언하고 이제는 인간에 대한 존경과 성실함과 애정을 기반으로 오래도록 공들이는 진정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주위에는 어김없이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흔히 상상하듯 타고난 배경이나 학연, 지연으로 이루어진 관계라기 보다는 자신의 말과 인생에 대한 열정과 노력의 산물일 때가 많다.
비즈니스 잡지의 커버를 장식하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들을 보라. 열정이 만남을 만들고, 만남이 관계가 되고, 의미있는 관계는 살아가는 기쁨이자 힘이 된다.
100권의 책보다 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더 큰 영향을 받기도 하고 며칠씩 인터넷을 헤매기 보다 한 시간의 만남에서 얻는 정보가 값질 때가 많다. 바로 혼자 밥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일러주고 있다.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다. 기왕 사는 것,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기를 위한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이타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확장시켜 가야 한다. 그저 만났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관계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그러기 위
하여 몇 가지를 실천해 보자.

첫째로,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를 먼저 하고, 미소를 짓고, 칭찬해 주자. 작은 변화가 큰 역사를 이루기에 족하다.둘째로, 봉사의 일에 참여하자. 이익을 추구하는 곳에는 항상 사람이 넘쳐난다. 그러나 섬기고
봉사하는 곳에는 모자람이 많다. 당신의 넉넉한 마음과 가슴으로 그들을 향해 손을 내밀 때 또 하나의 기쁨이 나타나면서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셋째, 어렵고 힘들어하는 분들을 찾아가 편이 되어주라. 그들에게 찾아가 먼저 밥 먹자고 초청하고 또 초대받는 일이 많아야 한다. 무엇으로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결과와 그 가치는 다르게 나타난다. 할 수 있으면 중간에 끼는 것이 없는 진솔함만으로도 족하다.

넷째, 부지런히 움직이라. 당신의 주변에는 귀한 자연도 당신을 기다리며 사귐 갖기를 원하고 있다. 개미 한 마리, 풀 한 포기에도 정성을 갖고 찾아가 준다면 배반하는 일은 결코 당하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로, 하나님을 믿으라. 하나님은 우리와 만남은 물론 깊은 관계를 갖고자 하신다. 당신이 손을 내밀기만 하면 언제든지 잡을 수 있고 그의 풍성함에 참여할 수 있다.

혼자 밥 먹지 말자. 기다리는 사람을 찾아가 보고 또 다른 사람들이 내 밥상에 찾아오도록 사람 냄새 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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