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블루오션으로 눈을 돌려라

2006-09-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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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

“가게를 열 때만 해도 충분히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금은 커녕 빚만 진 채 가게를 접게 된 지금, 그저 참담할 뿐입니다.”
김모(42)씨는 6년간 운영해오던 잡화점을 정리해 은행 대출까지 받아 퀸즈 지역에서 시작했던 주점을 얼마 전 헐값에 넘기고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수년 전부터 청과, 세탁, 네일, 델리 등 그동안 한인들의 주력업종들이 과포화로 인한 심각한 과당경쟁 현상을 보이며 수익률이 하락, 이들 업계에서 종사하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업 열기가 일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전업에 성공(?) 했다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김씨도 전업에 성공하지 못한 많은 실패자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
요즘 가장 뜬다는 업종이 ‘주점’이라는 소문에 목 좋은 곳에 가게 문을 열어놓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가게를 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철저한 시장 분석 없이 무모하게 뛰어들었던 게 주된 실패 요인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잡화점을 오래도록 운영해왔지만 인근 업소와 경쟁이 벌어졌던 마지막 1~2년 외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주점 정도야 문만 열어두면 대강 굴러갈 줄 알았습니다. 제가 문을 열었을 때는 주점 시장도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던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거죠.”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두철미하게 시장의 모든 상황을 계산해봐야 한다.

특히 창업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무한 경쟁시대의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검증된 업종이나 시장을 뺏어오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 내지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어떤 업종이 좀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뛰어드는 무모한 창업 전략에서 발상을 전환, 고객이 모르던 시장, 경쟁이 없는 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한인 사업가들도 이제 ‘블루오션’으로 눈을 돌려 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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