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축구장 사용 허가

2006-09-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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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데마레스트 자치회 동장)

내가 사는 동네인 뉴저지 데마레스트에 한인들만의 축구팀이 만들어졌다. 자치회가 만들어져서 활발히 타운 일에 참여하며 활동을 해오던 중인데 얼마 전에 우리 동네와 인근지역의 한인 주민들로 구성된 조기 축구회로부터 운동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곤란을 겪고 있으니 자치회가
나서서 타운 공원에 있는 축구장 사용 허가를 받아내 줄 수 있으면 고맙겠다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축구를 하는 한인들은 평소에도 자치회가 주도하는 타운 자원봉사활동도 많이 도와주었고 해서 처음 해보는 허가신청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되었으나 최선을 다해 보리라 마음 먹었다.
그간에 한인주민들에게 우호적이던 시의원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청원서를 작성하여 이틀 후에 있는 타운 의회 미팅에 나오란다. 주민 발언시간에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되자 미리 준비된 축구장 사용허가 요청서를 의원들에게 배부하고, 우리 한인주민들이 얼마나 축구게임을 즐기는지,
그리고 한인주민들이 타운 일에 열심히 참여해 온 기여도를 설명하고 의회의 도움을 바란다는 말로서 끝을 맺었다.
모자라는 영어실력에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의원들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대강의 뜻은 제대로 전달이 되었나 싶었다.
의회에서는 토의 후에 허가를 승인하고 이 사안의 담당 의원을 선임해 주며 다음에 스포츠클럽과의 세부사항 토의가 마무리 될 때까지 도와줄 것을 결정하였다.


얼마의 날들이 지난 후에 시의원의 연락을 받고 함께 스포츠클럽의 회의에 참가하여 잔디 관리 규정, 클럽하우스 사용 규정, 축구장 프로그램 스케줄 조정 등 토의를 끝내고 일주일 쯤 후에 집으로 사용 승인 서류가 배달되어 왔다. 사용 신청서를 제출한지 꼭 20일 만에 정식으로 축구
장 사용 퍼밋을 받게 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이 결과를 즉시 축구회분들에게 알려주니 모두들 좋아한다. 그로부터 몇일 후에는 우리 한인주민들이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교육위원회 관계자가 주선하여 타운 소재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겨울철 동안은 실내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통보를 타운 교육위원회로부터도 받게 되었다.

드디어 축구팀 창단일. 축하 케익을 자르며 선수들의 무사, 안전을 기원하고 선수들과 가족분들 60여명이 모여 조촐한 기념식과 축구경기를 하며 일요일 오전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클럽하우스 시설도 사용할 수 있는 우리들만의 전용 축구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모두들 행복해하는 주민들의 감사의 말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본다.인근의 한인 밀집 타운에서도 이렇듯 한인들이 유익한 기회를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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