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재수땡이가 아닌 사랑땡이가 되어

2006-09-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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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어떤 사람은 재수가 있고 어떤 사람은 사랑이 있다. 재수가 있는 사람을 재수덩이 혹은 재수댕이라 부르고 사랑이 있는 사람을 사랑덩이 혹은 사랑댕이라 부른다면 어떨까. 재수댕이를 강하게 발음하면 ‘재수땡이’가 되고 사랑댕이를 강하게 발음하면 ‘사랑땡이’가 된다. 재수덩이
와 사랑덩이의 말 자체가 품고 있는 내용은 엄청난 차이를 내포하고 있다.

‘재수’란, 점을 볼 때 사용되는 한 단어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저 사람 참 재수 없어” “그 사람은 정말 재수땡이야” 그리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아침 일찍 만났을 때에 “어이 재수 없어” 등으로 표현되기에 그렇다. 장사, 즉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
들에게도 재수란 말은 많이 사용된다.어떤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주말 오전 첫 물건을 아주 시원스레 잘 팔았다. 침을 튀겨 돈에 대
고 “오늘 재수 좋아 장사가 잘되겠다”했다. 그런데 한 30분쯤 있다가 물건 산 사람이 다시 들어와 다른 것으로 바꾸어 달라는 게 아니고 환전을 요구했단다. 옥신각신 끝에 환전을 해 준 주인은 “어이구 오늘 재수 더럽게 없겠구나”하고 소금을 가져와 뿌렸다고 한다.


장사하는 주인들에게도 이런 ‘재수’는 통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재수는 통한다. 특히 여자와 남자의 관계에서 여자들끼리 혹은 남자들끼리 하는 말 중에 “저 여자 정말 재수 없어”하거나 “저 남자 진짜 재수야”한다면 그 ‘재수’에 해당되는 사람은 왕따임에 십상이
다. 선을 본 두 남녀가 있다. 친구가 “그 남자 어때?”하고 묻자 “그 남자 재수야.” 끝장이다.

설령 왕따를 통째로 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재수’에 해당돼 쓸데없는 쓰레기 같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쓰레기. 정말 듣기 싫은 말 중의 하나다. 왕따가 되거나 재수땡이가 되어 쓰레기처럼 되어 버린다면 얼마나 쓸쓸해지겠는가. 될려면 ‘사랑땡이’가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거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직장 내에서도 동료와 동료, 혹은 직장 상사와 부하 간에 이런 재수땡이는 반드시 있다. 약방의 감초처럼 자신이 끼어들 자리가 아닌데도 “감놔라, 대추놔라” 끼어들어 판을 깨는 사람들이 이런 재수에 해당된다. 혹은 하는 일마다 “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사람들도
‘재수땡이’에 속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판단하지 못한다.
판단은 주관적 판단도 중요하지만 객관적 판단도 중요하다. 객관적 판단을 오착하여 자신을 ‘재수땡이’로 만들어 가고 있지나 않은지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인관계도 부드러워지고 자신의 앞길에도 좋다. 재수땡이가 사랑땡이로 변하여야 한다. 사랑땡이는 한 사람 혹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믿음을 사서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사랑땡이는 말 그대로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들 사이의 용어라 할 수 있다. “저 사람 사랑땡이야!” 신종 용어로도 쓸 수 있다. 재수땡이 대신 사용될 수 있는 사랑땡이는 낙천적이며 긍정적이고 모든 일을 잘 되는 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즉 사랑을 통해 서로 힘을 얻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태양은 매일 떠오른다. 아무리 비가 오는 흐린 날씨라도, 구름 위에는 항상 새로 떠오르는 태양이 있다. 사랑은 태양과 같다. 늘 새롭다. 늘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싱싱한 것이 ‘사랑땡이’들의 역할이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데도, 태양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구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착각이지만 애교스런 착각이다.

늘 떠오르는 태양은 같은 것 같지만 같지 않다. 태양은 큰 불덩이다. 큰 불덩이가 매일 똑같을 수는 없다. 동질일 수 없는 것이 태양 불덩이다. 하루하루 떠오르는 태양불은 매일매일 다른 불꽃의 태양이 떠오른다. 그렇듯 사랑땡이도 마찬가지다. 매일 하는 사랑땡이들의 관계라도 그 사
랑의 질과 감은 늘 새롭다 할 수 있다.
이왕에, 한 번 태어나 한 번 살아가는 인생. 재수땡이 보다는 사랑땡이로 살아가는 것이 백번 천 번 나을 것 같다. 매일,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긍정과 사랑의 불로 서로 힘을 보태주고 받들어 주는 것. 그것이 사랑땡이들의 할 몫이라 본다. 사랑의 용광로에 ‘재수’를 불태우고
늘 좋은 일이 벌어질 것이란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가 사랑땡이들의 마음과 행동이라 하겠다.

인생, 어차피 간다. 막을 자, 이 세상 아무도 없다. 그 때까지 재수땡이가 아닌 사랑땡이가 되어 사랑으로 서로 의지해 재수를 몰아내 복을 지어가는 삶, 멋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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