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에게 주는 용돈의 가치

2006-09-06 (수)
크게 작게
안영희(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박사)

우리 부모들이 꼭 해야 할 것이 아이들에게 매주 정한 금액의 용돈을 주는 것이다. 이 용돈을 매주 줌으로써 어린 나이에 돈 관리(Money Mangement)를 잘 할 수 있는 귀한 훈련을 시킨다고 볼 수 있다.
지능검사 중에 한 몫을 차지하는 것이 돈에 대한 개념과 계산법이다. 즉 동전 5전과 10전이(크기는 5전짜리 동전이 더 크므로) 어느 것이 더 양이 많은가, 혹은 25전 동전은 몇 개의 10전과 5전이 모아진 것일까, 등등인데 머리가 더 우수한 우리 한국 3~4학년 학생들에 비해 다른 민족
의 같은 나이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이 정답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우리 부모들, 특히 “돈을 알게 되면 문제아동이 된다” “돈은 나쁘다” 등의 고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개념을 교육하지 않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비행문제와 더불어 무단결석, 수업부진 등의 문제로 상담실로 데리고 오는 청소년/소녀들의 가장 공통된 점이 부모의 잘못으로(불규칙적으로 그리고 요구할 때는 무절제하게 돈을 주거나 한쪽 부모 몰래 수시로 돈을 주는 등)이 돈 관리의 교육을 못 받은 자녀들의 경우
다.왜 용돈을 어릴 때부터 주어야 하는가 하고 질문했을 때 가장 중요한 답은 (1)본인이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기다렸다가 하는 참을성을 길러주며 (2)저금의 습관을 길러주고 (3)가족에 대한 배려 (4)필요한 물건을 살 때에 우선의 기준을 세우게 되고 (5)내가 내 것을 가지고 내
가 필요한 것에 쓴다는 소유의식이다. 이 소유의식은 어린 나이에 자신감을 길러주고 Sense of Power를 길러주는 귀한 기회를 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언제부터, 즉 몇 살부터 얼마로 시작할 것인가.
유치원에 들어가서 만 5세가 되었을 때 1달러부터 시작해서 학년이 올라갈 때 1달러씩을 보태주는 것, 즉 매주 정한 요일에 용돈을 잊지 않고 주는 것이 퍽 중요하다.용돈을 주었을 때는 반드시 조건이 붙게 되는데 이는 어디다 썼다든지, 얼마를 저금했다든지를 반드시 기록해서(기록을 못하는 어린아이들은 대신 형이나 누나가 도와주면 좋다) 부모에게 주었을 때만 반게 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책임감 그리고 장부를 관리하는 습관을 동시에 기르게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처음 용돈을 주기 전, 부모가 몇 퍼센트는 어디다 쓰는지를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며(예를 들면 30%는 가족의 생일선물을 위해 저축한다든가) 한 자녀당 저금통장을 열어주고 주기적으로 은행 출입을 한다는 것, 이렇게 함으로써 자녀들이 절대로 함부로 돈을 낭비하지 않는 귀한 정신을 길러주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것을 부모가 철저하게 도와준 아이들이 커서도 돈의 귀중함을 알며 돈 관리를 잘 할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도 너무나 충실히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마지막으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집안일을 돕는다고 조건부로 돈을 얼마 주는 것은 절대로 금해야 된다고 본다. 자녀들이 가족의 일원으로 가사를 돕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교육을 시키지 않은 경우 모든 것을 돈과 결부시키는 무서운 이기주의적인 성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