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춘은 더 이상 감쌀 일이 아니다

2006-09-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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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대동강 물도, 나라도 팔아먹은 민족이고 보니 봄인들, 사람인들 못 팔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데 그간도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매춘-인신매매 건으로 얼마나 많은 이곳의 동포들을 치욕에 떨게 했던가.

그러나 지난 8월 중순, 미국의 합동조사반에 적발된 100명의 한국인들, 그래서 이젠 아예 태극기와 함께 뉴스에까지 우리의 조국을 발가벗겨 세우다니, 참으로 괴롭다.왜 우리는 매번 이 모양인가.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각 단체마다 한 마디씩 하여 잘 해보자고도 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자고 한다. 그걸 누가 모르나. 그런 소릴 어디 한두번 들었는가.그래도 맨하탄 한인회장의 말이 제일 실효성이 있어 보였다. 직접 택시조합과 그런 곳의 수송을 금지시키도록 당부하고 또 이젠 한인이라고 더 이상 감싸야하는 단계를 지났다고 한 말, 참으로 용기가 있었다.


이번 일이 있고 나서 어떤 단체에서 핫라인 번호를 신문에 공개하였다. 혹시 고발을 접수하여 미국의 관계기관에 보고하는가 물었더니 아니란다. 그러면서 FBI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걸 누가 모르나.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더 이상 매춘-인신매매 일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른 번호를 주길래 그곳으로 했더니 사는 곳의 파출소에 신고를 했느냐고 물었다. 결론은 고발은 해당지역의 파출소가 이런 문제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작년인가 볼티모어에 사는 한인주부가 룸살롱-마사지 뭔가 하는 곳이 가정파탄의 큰 원인을 제공한다고 한국일보에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랬을까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동족으로서 괴롭고 아예 눈과 귀를 막고 싶은 지경이다.

전에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한인단체의 대표들이 모인 적이 있었는데 그 중 한분은 동족을 어찌 고발하느냐고 하였다. 그러나 이젠 이런 치욕스런 일들로 인해 우리 한인들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타민족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 지경이다.
미국에 살고있는 이상 당연히 미국법을 지켜야 한다. 그러지 못하겠으면 미국을 떠나야 한다. 범법자를 더 이상 동족이라고 감싸서는 안된다. 그러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건의 당사자에게도 좋은 일일 것이다.

몇가지 제안을 하자면
1. 뉴욕총영사관-한국에서의 매춘-인신매매 유입을 근절시키는 방법을 찾아주고 이를 위해 지금-내일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우리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극소수의 한인 때문에 우리 모두가 피해를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재외동포 지위향상까지는 안 바라지만 좀 덜 창피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2. 한인 택시협회-나쁜 곳으로의 수송을 안 해주기 바란다.
3. 지역 언론-매춘과 인신매매에 이를 수 있는 업소의 광고를 전면 금지했으면 좋겠다. 공익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4. 교계-각종 한인회-직능단체는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도록 가두 캠페인이나 유인물을 통한 홍보를 해주기 바란다. 그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는 너무 이 문제로 시달려 왔다.

5. 한인 남자들에게 바라는 바는 같은 남자로서 그런 곳(?)엘 왜 다녀야 하는가. 나쁜 짓은 같이 해놓고 여성만 잡혀가는 것은 안된다. 내가 알기로는 그런 곳에 출입하는 사람도 처벌받게 되어 있다. 당연한 일이 아닌가. 미국에서는 출입하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공개한다. 나는 이런 저런 일로 많은 한인가정을 방문하여 부모님과 자녀와 얘기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한국인 가정이 무너져내리는 이유의 거의 100%는 다 남자들 잘못이다. 가장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왜 사는가.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자식 때문일 것이다. 만약 우리의 목숨을 바쳐 자식이 잘 된다면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할 것이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 따지고 보면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의 바다이다. 괴롭고, 힘들고,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돈은 모이지 않고 빚만 늘어갈 수도 있다.
해가 갈수록 힘이 부쳐 노동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부모가 준 목숨을 버릴 수는 없지 않는가. 자식도, 돈도, 아무 것도 마음대로 안되며 괴롭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가장이니까 이를 악물고 버텨나가야 할 것이다.왜? 우리의 자식들을 위해서. 뿌린대로 거둔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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