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절망은 없다

2006-09-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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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기(롱아일랜드)

8월의 태양은 이글거리며 타는 불꽃과도 같다. 그러나 그 뜨거운 열기가 있어 수목이 무성하고 열매가 익어 갈수 있기에 더위를 감사하며 하루 하루를 보낼 수가 있다. 릴케는 고독하게 살았지만 “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 했습니다”라고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은 여름과 가을의 역할과 의미를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뜨겁고 후덥지근하고 끈끈하고 땀나는 것만 생각하면 짜증나고 지루하기도 하겠지만 다 필요한 과정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다면 릴케처럼 오히려 위대했었다고 받아들이며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인생에도 따스한 봄날도 있고 무덥고 따가운 여름이 있는가 하면, 시원하고 풍성한 가을도 있고 눈보라 몰아치는 매서운 겨울도 다가올 수 있다. 봄만 계속되거나 여름만 계속되면 좋을 것 같지만 수확하는데는 많은 지장이 있을 것이다. 가을이 있기에 수확이 가능하고 겨울이 있어 병충해도 없애고 쉬며 나무도 단단한 목재로 성장케 해 준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세계를 이끌었던 많은 사람들이 고아였다는 사실은 교육과 환경이 인격을 형성한다는 이론과는 항상 일치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유아기에 어머니를 잃은 사람중엔 링컨,데카르터, 파스칼,룻소가 있고 8세 전에 아버지를 잃은 사람 중엔 루이 14세,피터대제,빅토리아 여왕,윌리엄 대제 등이 있고 사생아 중엔 휘델 카스트로, 후앙 페론,잔 다르크. 그리고 20세 전에 아버지를 잃은 사람은 나포레옹 1세,맑스,하니발,루즈벨트,씨저 등이 있다. 어릴때는 불행했으나 이를 이기고 위대한 지도자가 된 사람은 280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잘아는 헬렌 켈러는 3중 4중의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이 이룰 수 없는 많은 업적을 남긴 훌륭한 인물중 하나다. 비록 약물 복용 뒷말이 있긴 했지만 얼마 전 tour de France에 승리한 Floyd Landis 는 골반이 썩어가고 있는데도 불굴의 투지로 끝까지 완주해 이겨낸 용기와 인내에 모두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두 팔로만 36시간 수영 기록을 세운 캐나다의 뇌성마비 소녀의 얘기 또한 놀라운 일이다.
네 손가락만으로 피아이스트가 되어 중국을 감동케 한 이회아양의 얘기하며 “ 나 가진 재물 없으나/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나 남이 못본 것 보았고/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공평하신 하나님이/나 남이 없는것 갖게 하셨네/ 라고 노래한 송명희 시인은 날 때부터 뇌성마비로 가난해 치료도 못 받고 교육도 없이 7세까지 누워 저주받아 희망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은 조건들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하며 뒤틀린 손으로 25권의 책과 100여곡의 찬송시를 써 많은 사람들을 감동 시키고 있다.

지선아 사랑해의 이지선양은 “ 이제 당신께는 올라갈 일만, 시작할 일만, 좋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이것이 희망입니다. 희망 속에서 꿈꾸는 당신의 인생은 이제 빛날 것입니다. 그 꿈을 눈으로 보게 하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지선양이 제일 갖고 싶은 것이 눈썹이라고 했
다. 우리는 항상 으례 눈은 볼수 있는 것, 귀는 들리는 것,코는 숨 쉬고, 눈썹도 당연히 있는 것으로, 공기도 당연히 있고 소화하고 배설시키는 것 당연한 걸로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연은 없고 우리에게 순간순간 주어진 축복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겸손히 엎드려 감사한 맘으로 찬송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어떤 역경과 고난이 닥쳐오더라도 낙심하고 절망해선 안될 것이다. 어려움이 닥칠 때일수록 희망을 잃지 말고 긍정적인 자세로 나아가면 반드시 어려움을 이기고 승리하는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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