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춘과 괴물, 그리고 바다이야기

2006-08-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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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주변에 나타나는 용어들을 보면 한참 동안 망설이게 된다. 매스컴을 통해 연일 보도되는 한국인의 매춘이야기는 매춘왕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채 우리 곁에 있으며, 천만 명을 몰고 다니는 괴력의 괴물영화, 편의점보다 더 많은 성인오락실을 통한 바다이야기… 삶 가운데서 일어
나는 일이고, 오늘의 문제가 아님을 알면서도 이 시대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세례요한의몫을 잃고 있는 듯하여 부끄러움을 갖는다. 일련에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을 단순히 사회현상이라고 단언하고 무시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용어 속에서 힘들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나의 자리는 여전히 편치 않다.

세계 기독교 교회사에서 복음전파가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가장 빨리 교회성장을 이룬 나라는 한국인데, 청소년에게 순결서약을 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교회에 끌어다 놓고 신앙교육을 계속하고 있으며. 성령을 통한 치유와 찬송을 통한 기쁨을 수없이 외쳐대고 감격하고 있는 가운데 세상은 역사의 반복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통하여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지만, 여전히 제 걸음이다. 이를 두고 사회학자들은 물질적 가치관과 그에 따른 영적인 공허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회까지도 물질적 가치관 위에 세워진 기복적 신앙과 자본주의에 입각한 성장방식에 물들은 까닭이라 한다.


‘괴물’속의 한국사회에는 괴물스럽고 엽기적인 사회현상, 그리고 독특한 소통현상이 있다. 그것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쏠림,혹은 싹쓸이 현상이라는 하나의 증상이다. 이는 정치적, 이념적 진영을 오가며 때로는 환호와 울분을 극명하게 만들어 냈다.총선시민연대운동과 노사모 현상, 그리고 2002년 붉은악마와 월드컵,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5.31지방선거와 2006년 월드컵 등에서의 싹쓸이와 쏠림 현상 등으로 실증되고 있다. 즉 한 놈만 줘패기, 혹은 한 놈만 손 들어주기 식의 일방주의가 일상적인 문화패턴으로 자리 잡은 현상, 남들 다 보는 영화! 안 보면 쳐진다는 분위기라 본의 아니게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되는 무의식에 근거한 쏠림 현상. 성공하면 짱이 되고 실패하면 왕따 당하는 현실에서 다수
의 횡포에 허덕이는 또 하나의 소수들이 있다.

돈이면 되고 돈이 있어야 되는 사회가 기독교인들의 생활까지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없는 이들에게 더 없도록 강요하는 듯한 숱한 구조들은 한탕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적과 동침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돈으로 구원과 진리를 살 수 없다. 진리와 구원은 광야에서 나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공생애를 하시면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고 외치셨다. 회개가 무엇인가? 물질적 가치관을 버리고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주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에 참여할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을 음란 쓰레기와 게임 천국으로 방치하지 말고 광야에서 생수가흐르듯 진리의 생수가 흐르는 인터넷 샘물로 만들어 가는데 선교의 사명을 가지고 기도하며 인터넷 문화선교 단체를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선교는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돈보다도 사랑의 궁핍이 더 큰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교회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좀 더 사람다운 냄새를 풍기며, 가까이 있는 이웃을 향하여 열린 마음을 갖고 상식과 기본이 이해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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