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길거리 불심검문’ 너무 심하다

2006-08-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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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난 18일 아침 7시, 퀸즈 루즈벨트 애비뉴 103가 코로나 전철역 입구에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 10여명이 길을 가던 행인들을 무차별로 불심검문하여 잠깐 사이에 불체자 10여명을 체포했다.

이같은 불심검문 소문이 플러싱에도 퍼져 한인 불체자들이 전철역이나 공용주차장 근처에 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불체자 문제는 국가적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중대한 현안문제이다.


최근 연방 차원에서 불체자에 대한 일종의 사면 논의가 활발하게 진
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에서는 불체자 단속에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뉴욕에서는 블룸버그 시장이 불체자에 대한 사면을 주장하고 있어 일반 경찰의 불체자 단속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방의 이민세관단속국이 뉴욕의 길거리에서 불심검문으로 불체자를 잡고 있으니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불체자를 이렇게 거리에서 마구잡이로 체포할 경우 미국에서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양성 불체자들만 붙잡힐 가능성이 크다.

테러리스트나 범죄자, 도망자 등 악성 불체자들은 대낮에 길거리에서 눈에 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로 범법자를 검거했을 경우 불법체류 여부를 조사했는데 이런 방법이 길거리 불심검문 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다.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국가에서는 범죄에 대한 구체적 용의점이 없는 한 길거리에서 마구잡이로 검문을 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불체자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방법
으로 신분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길거리 불심검문은 너무 심하다.

이민 단속의 방법을 바꾸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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