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약물중독, 두려워말고 도움 청하세요

2006-07-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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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주(심리치료와 약물치료 상담사)

처음 심리상담 치료사가 된 후 가장 놀라운 것은 많은 미국인들이 약물중독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약물중독이 꼭 불법 마약 뿐만이 아니라 합법적인 의사 처방을 받은 약을 남용 또는 의존하는 사실이었다. 그렇게해서 병의 근원은 치료되지 않고 악화되는 것은 물론, 또 다른 병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한 약물중독과 알콜 중독으로 인한 가정파탄으로 많은 자녀들, 배우자, 부모 모두 정신적 혼동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정신적 고통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심한 두통, 숨막힘 등, 그 외에도 여러가지 고통으로 사회생활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많은 한인들은 아직도 심리치료 상담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인들은 심리치료를 보통 내과를 찾듯이 마음의 평정을 잃거나 분노 조절이 안되고 대인관계의 어려움,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불안, 우울증 등등 심리 치료에 선입관, 편견, 그리고 두려움이 한인들에 비하면 훨씬 덜한 편이다.아주 심한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이 아닌 경우,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심리치료만으로도 사회생활에 큰 지장 없이 살 수 있게 된다.

여기서 특히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약물과 알콜 중독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 행동장애들은 전문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 중독자 본인이 본인의 병을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기란 정말 아주 힘들다. 하지만 본인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 사람을 내버려둔다면 결국 그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황폐해져서 온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그래서 우리 모두 이것이 남의 문제가 아니고 내 가족, 한인사회, 더 나아가 미국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여야 할 때다. 특히 이곳 미국땅에서는 마약과 알콜중독은 절대로 성, 인종, 연령, 신분 등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우리 주위에 혹시 그런 사람이 있다면 꼭 용기와 격려로 병원이나 약물과 알콜중독 상담소를 권해주기 바란다. 사실 아직은 한인사회에서 약물중독의 심각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탓에 한인만을 위한 상담치료센터가 없는 것이 가장 가슴아픈 현실 중 하나다. 우리가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많은 한인들이 약물중독으로 고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말 이곳 미국 뉴욕에는 많은 마약상담소가 있고, 타주에서까지 원정 치료를 받으러 올 정도다. 나는 현재 ‘로워 이스트사이드 서비스센터(Lower Eastside Service Center)’에서 봉사활동 중이다.. 이곳은 불법 약물 헤로인을 사용했던 사람들을 합법적인 methadone 매따돈 약물치
료로 금단현상을 치료하고 또한 여러가지 메디칼, 심리상담, 가족상담, 직업상담 등 또다른 여러가지 어려움 등을 도와주고 있다.특히 이곳에서는 아편에서 추출된 약물이나 아편의 합성물질로 된 약물로 그 효과가 비슷한 마약을 사용한 사람들을 치료하는 곳인데 예를 들면, 아편(opium), 몰핀(morphine), 헤로인(heroin), 코데인(codeine), 디라우디(dilaudid), 람(LAAM), 옥시코틴(oxycotin), 아편(opioids), 펜타리(fentanly)등등. LESC에서는 매따돈(methadone)으로 금단현상을 막아 약물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매따돈은 헤로인과 똑같은 효과를 만든다. 하지만 마약으로 느끼는 ‘하이(high)’현상을 느끼지 않는다. 괴로운 금단현상과 마약의 갈망 현상이 해결되면서 마약을 멀리 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해 준다.보통 2년 정도 되면 매따돈의 복용량이 줄어들고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사실 마약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이 금단현상 때문인데 그것을 해결해 주면 마약에서 벗어나는 두려움을 훨씬 덜어준다. 매따돈 치료에 적합한 한인은 관련기관으로 전화해 예약절차를 받기 바란다.

가정의 큰 문제는 우리 한인2세들이 헤로인 중독에 많이 빠져있다고 한다. 더 이상 ‘쉬쉬’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받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약물중독이 되었던 기간과 사용량의 여부에 다라 치료기간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본인의 확고한 의지와 가족들의 격려, 한인사회가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준다면 그 결과는 놀랍고 신속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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