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월드컵과 붉은악마

2006-07-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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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리(아틀란타)

한국 국민들의 커다란 희망과 기대를 가졌던 2006 독일 월드컵은 16강에 진입하지 못한 채 한순간에 무너졌다.선수도 울고 응원단도 울면서 내외 국민들을 허탈감으로 몰아가 대단히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경기였다.그러나 언론의 평가는 최선을 다해 싸운 경기로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선사하고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냈다고 하였다.

한국축구협회는 2005년 9월부터 딕 아드보카드씨를(지원된 예산 약 14억원)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하고 맹렬한 훈련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는데 어떻게 해서 16강도 가지 못하는 허탈감을 가져다 주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든 스포츠경기는 한 팀이 이기면 상대팀은 지게 마련인데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언론과 선수들과 응원단 문화를 보면 스포츠는 스포츠로 즐기는 것이 아니고 승부에 너무 집착하여 애국주의 스포츠로 임하였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세상에 살다보면 개인이나 기업체의 성공, 국가의 흥망성쇠로 운이(또는 신의 도움) 따라야 되는데 이번 월드컵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운이 따르지 못한 것 같다.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스포츠로 즐기고 끝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 팀이 약소국가라 하더라도 서로 존중하면서 경기에 임해야 하는데 오히려 상대팀을 얕잡아 보는 일은 없지 않았는지?

16강전을 시작하기 전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토고를 제물로 삼고 또 밟고 16강으로 가자”는 기사도 있었는데 오히려 한국팀이 16강에서 탈락했다는 것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하겠다.응원문화를 보면 붉은악마 함성이 서울 광장에 요란하게 퍼졌는데 혹자는 왜 하필이면 붉은 악마인가 라는 의문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붉은 색깔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이념을 떠나서 붉은 색깔은 두가지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데 좋은 의미는 정열적, 야성적, 충동적, 빠르다 등으로 얼핏 보기에 좋게 보인다고 한다.

나쁜 면은 보편적으로 각 나라의 색깔 규정에 있어서 빨간색은 위험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그래서 교통신호등의 빨간색을 지나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실제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결승전에서 프랑스 선수 지단이 반칙함으로써 심판이 붉은색 카드를 보임으로 퇴장당하고 경기 승패에 나쁜 영향을 초래한 것을 잘 보았다. 현재 역사에 있어서는 구소련의 국가 상징인 국기는 붉은 색이었고, 군대도 붉은 군대로 칭했는데 70여년을 빨갛게 반짝이다가 쇠퇴하고 현재는 역사 저 편으로 사라진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악마는 백과사전에 의하면 매우 악독한 짓을 하는 사람, 양의 탈을 쓴 악마, 신앙에서는 Devil을 의미하고 불교에서는 수도를 방해하는 악령, 또한 좋은 일에 재앙을 가져오는 악신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스포츠에 있어서 좋은 일은 승리하는 것인데 붉은 카드는 승리를 방해하고 악마도 좋은 일인 승리를 방해하는 악신인데 어찌하여 하필이면 붉은 악마가 월드컵 응원 로고로 되었는지 지도자들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였는데 붉은 악마의 뜻이 있는 곳에 과연 좋은 일이 있겠는가. 돌이켜 보면 사실상 16강전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1 대 1로 비겼는데 프랑스는 결승까지 가고 한국은 애석하게도 16강에도 들지 못했는가. 여기에 운이(또는 신의 도움) 따라야 한다는 말이
필요한 것 같다.붉은 악마 로고는 운의 도움을 방해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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