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사일 보다 무서운 안보 불감증

2006-07-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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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북한이 미독립기념일에 대포동 2호로 보이는 미사일을 포함한 단·중·장거리 미사일 7기를 발사했다고 한다. 실로 북한의 김정일은 두자리 수의 IQ 소유자인지, 아니면 정신지체자인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각국에서 그렇듯 발사 자제를 요청했건만 무슨 오기로, 그것도 미국 독립기념일을 택해서 한 두기도 아닌 7발씩이나 쏘아 올렸다니 어이가 없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7발이라는 갯수 보다 사거리에 대해 더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단거리인 로케트
C 개량형은 사거리가 약 550km로 이는 순전히 내전용(한국 표적)일 것이고, 사거리 1000~ 1300km인 노동 1호와 2,200km인 대포동 1호는 완전히 외침용(일본 표적)일 것이고, 사거리 4,000~6,000km인 대포동 2호는 확실히 주적용(미국)일 것임에 틀림이 없다고 본다.

그런데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 2호는 정상비행 42초만에 실패를 했다는데 이를 가리켜 미국의 한 관리는 “이는 아직 미사일 개발 능력이 미약(기술수준이 낮음)해서 생긴 결과”라며 “캘리포니아의 어린이들이 대피훈련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됐다”고 했는데 혹시 우리 정부 관계자
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너무 안이한 생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이를 저들의 치밀하게 계산된 고의적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이는 확실히 엔진 이상도, 내부 균열도 아닌 연료부족으로 인한 고의 실패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이유는 첫째, 특히 장거리 미사일만이 실패한 듯 보여야 세계가 안심하므로 지탄을 다소나마 덜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둘째는 여차하면 재발사할 구실을 만들 수 있고 셋째, 재발사시 사거기라 길어지면 “우리도 이렇게 사거리를 늘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얕보지 말
라”는 실력 과시도 할 수 있고, 넷째로 실험 재개를 미끼로 각종 회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들은 뒤통수 치는데는 이미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고 이중 플레이에는 이골이 난 자들이기 때문에 저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어서는 안된다.
현재 우리는 저들의 이번 행위로 이미 뒤통수를 얻어 맞았다고 봐야 한다. 김 전 정권부터 현정권까지 무작정 퍼준 결과가 우리의 입지를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부메랑이 된 것이다.

김 전대통령의 현금 지원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건설, 경수로 건설 등에 쏟아부은 돈과 지금까지 퍼준 쌀과 비료값 1조7,000억을 합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 액수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대북 저자세 외교는 ‘퍼주기’ ‘눈치보기’ ‘감싸기’ ‘치켜주기’ 일색이었다고 보
면 틀림이 없다.
사실 김정일은 노무현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만만하게 본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북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당일에도 북한 지원을 위한 피료가 선적되었다니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는가?이제까지 북한은 받을 것은 다 받아가면서도 우리에겐 큰 소리로 일관했고 적게 주면 더 많이 안 준다고 인상을 써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나 열심히 퍼주고 감싸 주었건만 미사일 문제 해결도 미국과의 양자회담에서만 해결하겠다고 하니 속된 말로 뭣 주고 뺨 맞는 격이다. 이는 현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인과응보요,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은 계속되어온 정부의 좌파정책과 용공단체인 남북 공동선언 실천연대나 민노총, 한총연 등이 내뱉는 안일하고 무식한 소리에 감염되어 거의 제로상태에 놓여있다. 게다가 이번에 정부의 늑장대응과 안이한 대처로 인하여 국민들의 안보사상은 더한층 희미해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한 안보 불감증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이 안보불감증의 폐해는 북의 미사일 폐해보다 더 클 수도 있따.
차제에 정부는 심기일전하여 미·일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과 동시에 북에 대해선 좀 더 확실하고 강경한 대응책으로 한번쯤은 북에 본때를 보여줘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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