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자녀에게 부모는 ‘살아있는 교과서’

2006-07-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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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취재1부 차장)

흔히 자녀는 두 남녀의 사랑의 결실이라고들 말한다. 성경에서는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라고도 했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이고 책임과 의무를 다해 정성껏 양육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뉴욕 한인사회에서는 자녀 문제에 너무 무책임한 부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부부가 헤어지면서 자녀 양육권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울고불고 매달리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남편이고 부인이고 서로 자녀양육을 떠넘기는 차원도 벗어난 지 오래다. 이제는 헤어지면서 아예 자녀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려는 이기적인 부부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최근 발표된 가정문제연구소의 2/4분기 상담통계 집계 결과 드러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양육을 포기해야 하는 눈물겨운 모성애나 부성애는 온데간데없고 서로 양육을 거부하는 꼴사나운 줄다리기를 하는 지경에 왔다고 하니 과연 그들이 ‘부모’라는 타이틀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픈 기억을 지닌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들이 자라 부모가 됐을 때 과연 그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간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수많은 패륜 범죄에서 엿볼 수 있었듯 대부분의 경우는 부모가 이미 자녀에게 범죄의 씨앗을 잉태시킨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지난 달에도 퀸즈에서는 두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부인을 자동차 핸들 잠금장치로 때려 큰 부상을 입히고 도주한 한인 아버지에 관한 소식이 전해졌는가 하면 올 초에는 홀로 사는 아버지를 둔기로 내리쳐 사망케 한 30대 남성도 있었다. 부모는 자녀에게 있어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어야 한다. 자식은 뒷전이고 서로 자신의 행복 추구만을 위하려는 이기적인 부모의 모습은 더 이상 한인사회에서는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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