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울의 이모저모

2006-07-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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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뉴저지 리버에지)

한국을 떠나온지 36년만에 두 차례로 20년만에 다시 서울을 찾아 구석구석 살필 기회를 갖게 되었다.

시내에는 고층건물이 빽빽히 들어서 있어 뉴욕의 고층건물에 못지 않고 곳곳마다 먹거리로 특유한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시민들은 먹기 위해 살고 있나 생각할 정도였고 유명 백화점에는 뉴욕 5번가를 뺨칠 정도로 사치품들이진열되어 잇었다.육상에는 차량들이 붐벼 이곳에서의 운전은 아예 엄두도 못낼 정도이고 지하철은 시내를 거미줄 모양으로 곳곳을 운행하며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무료 승차토록 하여 노인들이 곳곳에
마음놓고 가서 여가를 즐기도록 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미국보다 오히려 노인복지정책이 앞선 기분이다.


전철 내의 밝은 불빛과 구역을 통과할 때마다 표시되는 전광판과 차내 안내방송은 초행자들의 불편을 없애주고 있는 것을 볼 때 필자가 2002년 성묘단의 일원으로 평양에 갔을 때, 지하철 차내 앞, 뒤, 가운데 3곳의 문칸에만 형광등이 켜 있어 승객들의 얼굴도 훤히 볼 수 없었던 것
을 생각하니 여기서도 남북간의 생활 차이를 현저하게 엿볼 수 있었다.
현정부에 따르면 서울에서만도 쪽방(일명 벌집방)이나 주거용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는 서울시민이 1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에는 5조원의 흑자이던 것이 2003년 새로 집권 이후 12조원, 2004년에는 15조원, 2005년에는 무려 45조원의 적자로서 2002년에 국가 채무가 134조원이던 것이 2005년 말에는 무려 248조원이나 증가하여 국민들의 세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에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난번 광주에서 행한 6.15공동선언 6주년 기념행사에서 남북 민간인이 주최한 행사에 북측대표 단장으로 “남쪽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공갈친 자가 와서 휘젓고 다녔으며 행사장의 귀빈석을 북한이 부르는 ‘주석석’이라고 불렀고 남한의 민간대표자는 연설중 ‘민족공조’를 연신 주창하여 남북한 참가자간에 호흡을 같이 했다.

그곳이 과연 어느 땅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행사에 행사비, 식비, 숙박비 등 14억원을 지불했고, 심지어 북한대표단이 임차해 타고온 비행기 임차료 6,000만원까지 지원해 주었다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같은 날 서울역 광장에서는 국민행동본부를 중심으로 예비역 장변들이 ‘간첩세상을 만든 대통령을 파면합시다”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하게끔 했으니 해방 직후 남산에서는 남로당 공산세력이, 서울운동장에서는 민주세력들이 서로 시위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그러니 지난번 5.31 지방선거 결과에서 여당인 우리당의 참패로 끝났다는 것은 이제껏 정부에서 수행한 시책이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였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명년의 대선까지만이라도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두어 국민 전체가 살기 좋은 국가를 건설하는데 아무쪼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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