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5년 안에 통일

2006-06-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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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현(뉴욕목사회 미디어분과위원장)

지난달 30일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원 김충남 교수는 앞으로 15년 안에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15년 후라면 2020년 어간인데, 본인도 그때쯤 통일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타력에 의한 8 15 해방은 한반도의 분단과 운명적 동시성을 갖고 왔다.

1945년에 남북이 갈라졌으니 70년이 지나야 비로소 우리 국토와 민족은 통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 숫자에 동의한다. 수비학(數秘學)이라는 신비학문이 있다. 숫자 속에 비밀이 있는 것이다. 똑 같은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분단된 독일은 올해로 통일 된지 15년이 된다. 2차
세계대전의 부산물로 같은 시기에 국토가 분단됐으나 전쟁의 주범인 독일은 통일됐다. 그러나 또 하나의 주범인 일본이 분할되지도 않고 엉뚱하게 한반도가 분할됐고 통일은 아직 없다. 앞으로 15년 후라면 우리는 독일보다도 30년이나 늦게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우리는 ‘6 25’라는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을 치루었기 때문이다. 인류역사상 최초로 이데올로기에 의한 전쟁이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당시인구의 십분의 일인 300만 명이 죽고 200만 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전쟁을 치루어서 그 원한의 골이 깊다. 지금도 통일 얘기만 나오면 ‘너 빨갱이냐?’라고 되묻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들의 가족이나 친구가 눈앞에서 살해되는 것을 목도한 사람들이 어떻게 원수와 포옹한단 말인가?

오늘날 통일을 위해 애쓰는 당국자들에게는 미안하고,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좋겠지만 당분간 통일은 어렵다. 바로 이분들이 지구를 떠난 다음에야 통일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15년 뒤에 통일’설이 오히려 타당성이 있다. 30년을 한 세대로 보면 70년이라
면 두세대 반이다. 그 정도 지나면 ‘우리가 남이가?’하고 민족의 통일이 이루어 질것이 확실하다. 왜냐하면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그때에는 전쟁의 기억도 원한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70이라는 숫자는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숫자이다. 20세기의 가장 큰 정치적 사건인 소비에
트 공산정권이 러시아혁명 후 70년 만에 완전히 해체됐다. 중국도 70년 만에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70년이라는 시간의 비밀이다.

이스라엘 고대사인 구약성경에도 70년 만에 이스라엘 국가가 회복되는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7세기에 북왕국 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멸망당했고, 6세기에 남왕국 유다는 바벨론제국에 각각 멸망당했다.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지키라는 예언자들의 경고를 무시한 결과였다. 남왕국의 백성들은 바벨론으로 강제이주 되고 그들의 노예로 살게 된다.
기록에 의하면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 전쟁의 명분을 잃어버린 세대가 바빌론 왕이 되고 지혜로운 에스더가 왕비가 된 후에야 이들은 이스라엘로 귀국이 허락된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시편에 기록한다. ‘수비학’의 타당성은 다름 아닌 ‘두세대 반’이라는 세대
차이다.

아쉽게도 이번에 월드컵 축구에서 미흡한 성적을 남겼지만 통일만 되면 우승도 가능하다고 본다. 분단 전 일제 시대에는 서울과 평양 간에 연례 축구 경기인 ‘경-평전’의 열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통일이 돼서 단일팀을 만들어 보자. 15년 안에 꼭 통일이 되면 좋겠다. 북 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동화되어 역사에서 사라졌고, 남 유다는 바벨론에 유수되었어도 민족정기를 잊지 않고 다니엘, 에스더, 느헤미아, 에스라 같은 지도자들이 나와서 고국을 잊지 않고 기도하고 노력하므로 결국 70년 만에 옛 터전에 돌아와서 ‘꿈꾸듯이’ 조국을 재건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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