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월드컵 이후 해야 할 일

2006-06-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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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이민 온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월드컵 때처럼 제대로 어깨 펴고 다니는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16강 진출에 좌절했지만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올 독일 월드컵 대회를 바라보고 있는 한인 청소년들과 일반 동포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하는 말이다.지난주까지 뉴욕일원을 뜨겁게 달궜던 동포들의 월드컵 합동 응원전 취재를 하면서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자긍심과 이미지 제고가 경기의 승패보다 더욱 값진 것’이라는 지적을 정말 실감하게 됐다.이번 월드컵은 다시 한번 동포들에게 ‘우리는 한민족이다’란 동질성을 각인시켰을 뿐 만 아니라 오랜 만에 한인사회의 결속력을 타민족들에게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한인동포들의 위상이 제고된 것은 물론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뉴저지 칼스테드에 소재한 한 무역회사의 한 관계자는 “많은 외국 바이어들로부터 한국민들의 단합된 월드컵 응원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는 말과 함께 찬사와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고 플러싱 한인회에도 중국계, 인도계 등 타민족 커뮤니티 인사들로부터 끊임없는 경탄과 치하의 메시지가 이어졌다고 한다.사실 이달 초 월드컵 개막 전 만해도 한인사회는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한 분열된 모습으로 미 주류사회는 물론 다른 커뮤니티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월드컵 대회 개막과 함께 조직적인 한인들의 응원전이 시작되면서 주류 언론에서 한국은 물론 한인사회에 대한 긍정적 보도가 잇따랐다.
뉴욕타임스, 뉴스데이 등 미 유력 신문은 물론 히스패닉계 신문들은 월드컵 기사를 내보면서 한인들의 월드컵 응원 열기와 선진 질서의식에 대해 보도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20여일 간 한인사회를 하나로 묶어 준 월드컵 응원전은 아쉽게도 한국팀의 16강 좌절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그간 월드컵 응원에 보여줬던 우리들의 열정을 한 단계 더욱 성숙해지는 한인사회 건설을 위해 쏟아 부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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