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파인리지 모기지>
며칠전 본국신문에서 “부동산시장 냉각-고금리로 ‘모기지 대란(大亂)’ 우려”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모기지 대란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호들갑(?)을 떠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기사의 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 부동산 시장에 불이 붙는 상황에서 저금리로 인해 모기지를 쓰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 않자 너도 나도 주택 구입에 나섰으며 여기에 리파이낸스(모기지재융자)까지 활발하였음.그간의 주택융자 수요가 모기지 상환부담을 완화시켜주는 하이브리드 변동금리모기지(ARM) 쪽에 몰리게 되었는데 금리가 잇따라 인상되고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서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기 시작하였음. 이렇게 금리인상과 함께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서 가격거품이 꺼지는 상황하에서 모기지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서 저당권회수 포기율(Foreclosure)도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미전역에서 확인된 저당권회수 포기가 약 5만건에 불과했던 것이 이후 2배나 급증한 상태임. 이에 따라 “미국이 ARM 대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면서 “앞으로 몇년간 문제가 계속 터질 것”이며 “이제 미국에서 집을 갖는 것이 꿈이 아니라 악몽이 됐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과연 기사내용처럼 모기지 대란이 임박하였을까요? 해당기사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첫째, 변동금리모기지(ARM)를 얻은 사람들 모두가 주택차압의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변동금리모기지를 얻은 경우 이자율이 새롭게 조정되는 시점부터 모기지상환부담이 늘어나지만 이러한 상환부담의 증가가 모기지 연체로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종전에 많은 사람들이 낮은 이자율에 따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변동금리모기지를 선택하였으나 그동안 금리상승으로 인하여 상환부담이 늘어날 것이 우려되자 고정금리모기지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종전에 비해 모기지금리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총 주택융자 중 리파이낸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35%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통상적으로 낮은 금리의 혜택을 받기 위해 재융자 하였던 통상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소위 하이브리드 변동모기지가 안고 있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하여 보다 안정된 고정금리모기지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2-3년전에 주택을 장만하면서 또는 재융자시 변동금리모기지를 얻은 사람들 대부분의 경우 그동안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내재자산(Equity)이 증가되었고 이에 따라 일정부분 안전망(Safe Net)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모기지상환부담으로 인하여 주택을 팔아
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지라도 추가손실로부터 적절하게 보호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둘째, 해당기사는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서 가격거품이 꺼지는’ 가격폭락의 사태를 기정사실화 하였으나 대부분의 주택경제전문가들은 일부지역에 있어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은 안착(Soft Landing)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이 폭락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과다한 주택공급이나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실업현상이 발생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현상은 발생하고 있지 않는 반면 새로운 인구유입에 따른 가구수의 증가 등으로 인하여 주택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주택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은 오히려 밝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지역의 경우 주택가격의 거품현상에 따른 가젹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연구조사에 따른 지난 ¼분기 중 39%에 해당하는 주택가격이 평균매매가격, 평균소득, 인구수요 그리고 종전의 가격수준에 미루어 볼 때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은 평상시보다 가격이 34%정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가격조정은 15%-17%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이 경우 가격이 조정되기 까지는 3년 반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택가격이 과대평가되었다하더라도 주택은 “서서히 움
직이는 자산(Slowly Moving Asset)”이라는 부동산의 속성으로 인하여 갑자기 가격폭락 사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셋째, 지난 1년동안 저당권회수 포기 및 주택차압이 급증하였다는 것을 가지고 모기지 대란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이는 과거 3-4년동안 낮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저당권회수 포기율이 극도로 낮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즉 지난 3-4년동안은 설령 상환부담이 발생하더라도 낮은 이자율과 더불어 주택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추가로 생겨난 주택내재 자산을 이용하여 모기지 재융자 방법 등으로 주택차압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주택차압을 당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기지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최근 1-2년사이에 매우 적은 다운페이만 내고 무리하게 하이브리드 변동모기지와 같은 주택융자를 얻은 경우 주택차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당권회수 포기 및 주택차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감안할 경우 ‘모기지대란’을 운운하는 ‘협박성(?)’기사는 주택시장의 다이내믹을 간과하는 오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기지 리스크가 저평가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변동금리모기지, 특히 이자만 내도되는 Interest-only 모기지나 현저히 낮은 금
액만 내도 되는 페이옵션모기지를 본의아니게 선택하신 분들의 경우 이에 따른 상환부담의 급등이라는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