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붉은악마’들의 눈부신 활약

2006-06-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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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

그토록 고대하고 염원하던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토고전 승리, 프랑스와의 무승부 이후 16강 진출의 문턱에서 스위스에 2대0으로 패해 결국 고배를 마셨지만 열심히 싸워준 태극전사들을 위로하고 특히 목이 터져라 응원한 붉은 악마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곳 미주 한인 붉은 악마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한국에서 못지않게 뜨거웠다. 무더위 속에서 온 가족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손에 땀을 쥐고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했다.우리는 지난 18일 한국-프랑스전에서 온통 프랑스 응원단의 파란 유니폼으로 뒤덮였던 라이프치이 경기장에서 울려 퍼진 붉은 악마들의 함성 ‘대~한민국’을 기억할 것이다.한국-프랑스전이 열리던 날 경기장을 장악한 파란 물결 속에서 간간히 보이지만 함성만큼은 경
기가 끝날 때까지 전 세계인들의 귓가에 맴돌던 붉은 악마들의 응원을 결코 잊지 못한다.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우리 붉은 악마들은 기죽지 않고 목이 터져라 우리 태극전사들을 응원했고 한국을 넘어 뉴욕을 비롯 세계 곳곳에서 오 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을 외쳤다.이제 붉은 악마는 세계 언론도 주목, 브랜드 가치로서도 한몫 톡톡히 했다.


뉴욕일원 한인 가정이면 1~2장 정도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인 업소들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봤다.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한국-스위스전이 벌어진 23일 신문사 직원들 상당수가 한국 팀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출근했다.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우리 팀을 응원한 한인 붉은 악마들이야 말로 진정한 태극 전사들이다.
일부에서는 ‘붉은 색깔’과 ‘악마’를 이유로 응원단 이름에 문제를 삼고 있지만 전 세계 한민족을 하나로 묶는 붉은 악마들의 눈부신 활약은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경기 내내 좌불안석 못하고 가슴 조이던 순간도 이제 끝이 났다.
어디선가 술로 마음 달랠 한인들을 생각하며 ‘이제 우리 모두 4년 뒤를 기약하며 월드컵 악몽을 떨쳐버리고 본업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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