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25를 잊지 말자

2006-06-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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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신(보스턴 미 한국참전용사회)

해마다 메모리얼 데이에는 미국의 많은 지방에서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공로를 기리는 크고 작은 행사를 하고 있다.
이곳 로웰지구 6.25참전용사회(K.W.V.A.)소속 노병들 68명은 뉴햄프셔 펠렘 전몰용사 묘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가하여 슬피 우는 유족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요란한 조포 소리와 진혼의 나팔소리를 간직한 채 오후에는 툭스베리 도로 연변에 수 만명이 운집하여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 “6.25를 더 이상 잊지 않을 것(Forgotten no More)” 등의 구호에 우뢰와 같은 박수와 고성 대규하며 환영하는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행사에 참가한 래리씨는 한국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은 상이용사이다. 56년 전에 쓰던 옛날 짚차에 의연히 앉아서 “몇주 동안을 지겹도록 내리는 우중(장마)에 적과 싸우다가 두 다리를 잃은 코리아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적시며 말하고 “그토록 많이 내리는 비는 전사한 전우들의 눈물”이라고 했다.6월은 한국의 호국 보훈의 달이다. 6월 6일의 현충일과 6.25전쟁 기념일이 있기 때문이다.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는 모윤숙 시인의 절규하는 한 구절이다.
국군의 죽음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었고 미군의 죽음은 동방의 작은 미지의 나라 코리아에 자유를 주었으니 ‘행복’과 ‘자유’의 말은 다르지만 행복 없는 자유나, 자유 없는 행복이 있을까? 결국 같은 뜻이고 그래서 한미는 혈맹국이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없다”고 토스토예프스키는 말했다. 6.25전쟁은 많은 희생자를 요구했고 수많은 영웅을 탄생시켰다.
3년1개월만인 1953년 7월 27일 종전 아닌 휴전을 했는데 미군 사상자와 실종이 17만2,530명, 한국의 인명 피해는 300만명이 넘고, 초토화 된 국토는 한국 근대사에 없는 크나큰 피해를 입었다. 이 모두 자유의 비싼 값이었다.6.25를 겪은 모든 국민은 반공교육을 하지 않아도 공산주의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지만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6.25전쟁은 이미 옛날시대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은 학교 교육에서 비롯된 것으로 학생들이 성조기를 불태우고, 맥아더 동상을 부수려 했으며, 정부마저 좌경했으나 이번 지방선거를 통한 국민의 준엄한 회초리를 맞았으니 이것을 기회로 맞아 6.25를 기억하고 국가유공자의 위국헌신정신을 나라 사랑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민 화합의 정신적 기반을 형성하는데 적극 주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국의 보훈정책을 보면 2차대전과 월남전의 사이에 끼어 잊혀졌던 한국전쟁이 근래에 와서 크고 작은 기념비가 무수히 서는 것은 호국영령들의 업적을 기리며 국민들이 기억하고 애국심을 고양시키기 위한 것이다.
한국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은 래리씨는 보훈금을 타서 먹고 살지 않는다. 재향군인장관이 래리씨를 교육시켜서 가옥 검사요원의 자격을 얻게 했기 때문이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나이가 최소한 74세의 노병들이지만 많은 행사의 주동을 차지하고 있다. 2차대전 용사들은 거의 사망했거나 신병으로 그 수가 극소수이고 월남전이나 기타 전쟁은 나이도 젊고 수도 많지만 면목이 없어서인지 참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속해있는 지회는 해마다 여덟번의 퍼레이드를 하는데 노병들이 신이 나는 것은 자유를 심은 한국이 잘 살기 때문이다.
나는 해마다 태극 기수로 맨 앞에서 행진하며 한국사람을 찾아보지만 아무도 볼 수 없고, 나 하나 밖에 없는 코레안이 신기한지 TV나 신문기자들이 집중 촬영하여 여러번 게재했다.한국인 단체나 신문사에 연락하면 외국 행사라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미국의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우리가 미국을 외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유감이다. 퍼레이드 대열에 참가하지는 않더라도 구경하며 환영이라도 해 보자.

한국이 6.25로 어려울 때 도와준 미국이 잊지 않으려는데 한국이 스스로 잊고 이적행위를 하는 자는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북한이 누구를 치려고 핵무기를 계속 만드는지 역사 속에서 6.25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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