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감춰진 진실

2006-06-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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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일 취재1부 부장

열린공간 대표 다니엘 이씨와 플러싱 솔마을 찜질방 대표 홍성은씨가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 최근 뉴욕과 서울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한국 정치인 비자금의 뉴욕 유입 의혹 문제에 자신들이 현지 관리인들로 지목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다니엘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 마련 동기를 캐나다에 체류하다 최근 뉴욕으로 돌아오니 총영사관과 한인회 등이 “왜 당사자가 아무런 대처를 안하느냐”고 해 자신이 홍성은씨와 이의근씨에게 연락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의근씨는 스스로가 대처한다며 기자회견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총영사관과 한인회의 권고가 없었더라도 뉴욕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에 엄청난 파장이 일 수 있는 이번 문제에 당사자들이 나서 언론에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은 본인들과 한인사회를 위해 적절한 조치였다고 볼 수 있다.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2차 방북을 추진하고 있는 현재 ‘역사적인 6.15 상봉’을 위해 그랬듯 그가 또 거액의 ‘회담비’를 북측에 제공할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해외 비자금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 과정에서 다니엘 이, 홍성은, 이의근씨 등이 뉴욕 현지 ‘관리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국내외 언론 보도가 잇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다니엘 이씨는 법정 경매에 부쳐진 서울플라자를 지난해 9월 전 소유주 문정민씨와 20여 차례에 걸친 입찰가 경쟁 끝에 2,000만달러 이상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그가 수십여개 회사이름으로 거래해온 수십여개 부동산에 대한 ‘자금 출처’가 한국 정치인 뉴욕 비자금설을 부추겼다.


또 타미먼트 골프장과 플러싱 찜질방, 맨하탄 건물 등 굵직한 부동산 소유자로 한인사회에 알려진 홍성은씨도 서울플라자 인수를 위해 법정 경매 직전까지 문정민씨와 ‘협상’(Deal)을 벌이다 막바지에 포기하면서 다니엘 이씨와의 관계에 의혹이 제기됐다. 역시 수십개의 회사명으로 수십개의 부동산을 거래한 이의근씨는 다니엘 이씨가 2000년 7월 자신이 설립한 회사 이름으로 2001년 2월 브롱스 상용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회사 주소를 이의근씨의 포레스트 힐스 주택으로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다니엘 이씨와의 관계에 의문점을 던진 것이다.물론 이씨와 홍씨는 기자회견에서 서로는 물론 이의근씨와의 관계에 대해 ‘인사만 할 정도’, ‘단 1달러도 거래한 적이 없는’, ‘만난 적도 없고 일체 관계가 없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같은 날 오후 1시 플러싱 금강산 식당에서 더글라스톤 부동산 회사 장영삼씨와 한인단체 대표들이 다니엘 이, 홍성은, 이의근씨 등의 한국 정치인 비자금 관리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9개월간 자체 조사해 최근 미 사법당국에 제출한 379쪽 분량의 증빙서류 및 참고증인 육성녹음 테이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양측의 주장이 ‘사실무근’과 그 정반대인 ‘확실한 증거’인 만큼, 현재 감춰진 진실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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