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J 북한재방문에 거는 바램

2006-06-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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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오래 전 본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청소년 연령층의 인구 비율 중 남자가 52.14%로 여자보다 3.32%가 더 많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대로 나가면 남자 100명 가운데 10명 정도가 신부감을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어 신부감 찾는 문제
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런 문제 가운데 한국의 농촌사회에선 결혼 적령기의 남자들이 신부감을 구하지 못해 결혼을 하지 못하는 딱한 사정이 방송에까지 보도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성비 불균형이 더 벌어지면 결혼문제는 농촌 뿐 아니라 도시로까지 번져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얼마 전 본국의 어느 방송국이 제작한 프로그램 가운데 한국의 농촌 신랑감들이 필리핀, 월남, 몽골 같은 동남아 여러 나라에 가서 돈을 주고 신부감을 데려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TV 화면을 통해 봤다.
이보다 앞서 중국 연변이나 그밖의 지역에서 조선족 신부를 맞아들인 결혼은 새롭게 듣는 말은 아니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국제결혼을 전문으로 알선하는 무허가 소개업소가 곳곳에 난립되어 마구 결혼을 주선하는 일로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다는 말이 들리고 있다.나라마다 다른 풍습과 언어 소통의 불편 등으로 어렵게 꾸민 가정이 파괴되는 일로 집을 뛰쳐
나온 국제결혼 실패 여인들이 거리를 헤매다닌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음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촌 총각들이 한국인 신부감이 없어 동남아 여성들을 신부감으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쌀을 비롯 일체의 농산물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먹고 사는 나라가 되다 보니 농촌 경제가 한계점에 이르러 농촌이 피폐해진 것은 당연한 귀결로 농사를 짓고 산다는 것은 이제 옛 말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산업화에 밀려 농촌이 점점 퇴폐해져 가다 보니 농촌에서 태어난 여자들 조차 시골 농사꾼에게 시집을 가봐야 고생만 한다는 주장에서 농사꾼과의 결혼을 기피하는 것이 큰 이유라고 한다.

농촌 여인들이 도시로 나가면 쉽게 일자리도 구하고 돈도 벌고 화려하게 몸치장도 하고 멋을 부리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다 보니 땅만 바라보고 농촌을 지키겠다는 순진한 총각들은 자연히 노총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국제결혼으로 신부감 부족은 일시적으로는 메워질 수 있겠지만 뒤따라 일어나는 부작용도 크다고 한다.신부감 부족이나 농촌 이탈 현상은 또 다른 이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요즘 한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왜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고생을 사서 해야 되느냐”고 자기도피증 현상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가정 꾸미기를 부정하는 소리를 거침없이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가정에 대한 개념이나 종교의 가르침마저 부정하고,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 얽매여 산다는 자체가 시대 변화의 처짐이라고 독신주의를 좇는 경향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젊은세대 여인들의 사고력이라고 안타깝게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농촌이던 도시이던 간에 돈을 주고 맺는 결혼은 미개한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 본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쉽게 결혼하고 쉽게 이혼하는 풍토라면 차라리 독신으로 살다 그 때 그 때 만난 사람과 조건 없이 살다, 조건 없이 헤어지면 된다는 것이 본국사회에 깔려있는 젊은이들의 빗나간 생각이다.
이런 잘못된 생각에 젖어있는 젊은 여인들이 소 몰고 밭 갈고, 논 메는 농촌 총각에게 누가 시집을 가 시부모 모시고 살겠다고 나서겠는가. 정책 차원의 해결책을 세워보는 것도 옳을 것 같다.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달 하순경 한반도 평화유지에 걸림돌을 제거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북한을 재방문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의 재방문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는지는 예측이나 알 길이 없다.

차라리 이번 방문의 목적을 많은 현금과 물자를 핵 개발과 인민군 무력 증강에 쓰도록 준 댓가로 신부감이 없어 장가를 못 가는 농촌 총각의 신부감으로 굶주림을 겪는 북한 처녀들을 데려와 동족간에 결혼을 성사시키는 뜻있는 일을 위해 방북한다면 얼마나 환영받는 방북이 될까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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