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다리

2006-06-14 (수)
크게 작게
김휘경(취재1부 차장대우)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맨하탄 미드타운에 위치한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지난 6개월 동안 한국문화와 풍습을 배운 외국인 학생들이 1일 개최한 종강식에서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한국어도 미숙한 학생들이 어려운 받침 말이 많은 이 노래를 어찌나 잘 부르던지,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났다.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매년 실시하는 ‘프로젝트 브리지(Project Bridge)’ 프로그램은 뉴욕시 5개 보로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 10~12명을 선발해 6개월 동안 2주에 적어도 한차례 만나 한국어와 한국문화, 풍습을 가르친다. 또 4월에는 마지막으로 담당자와 학생 전원이 한국을 2주
동안 방문해 직접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이날 종강식에서는 올해 프로젝트 브리지 프로그램을 마친 10명의 학생이 2명씩 짝을 지어 다양한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어떤 학생들은 ‘롯데’, ‘삼성’, ‘LG’, ‘포항제철’ 등 한국의 대기업을 자세히 공부해 이들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한국의 정치 시스템과 국민성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또 한국의 음식촵의류촵주거문화 등을 사진과 함께 발표한 학생, ‘청계천’의 변천사를 과거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사진파일로 정리해 보고한 학생도 있었다.

이 학생들은 이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프로그램 과정을 수료하면서 ‘한국 매니아’가 된 것이다.뉴욕시 5개 보로의 공립학교에 재학하는 이 학생들은 대부분 흑인, 히스패닉, 백인 학생들로 한
국이 어딘지 모르거나 알고 있더라도 ‘한국전쟁’을 치른 곳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에 등록한 계기도 한국에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는 인센티브 때문이었다.그러나 6개월이 흐른 지난 1일 종강식에서 이 학생들은 어느새 한국의 문화 홍보 대사가 되어있었다.한 학생은 대학에 진학해 마케팅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진로를 바꿨을 정도다.

앞으로 프로젝트 브리지와 같이 한국을 외국인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