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외주(外注)인생:Outsourcing Life

2006-06-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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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오늘날에는 모든 산업에서 선두 경쟁이 치열하여 능률(Efficiency)을 가장 중요시하게 되었다. 인간 개인의 능력이 숫자로 평가되는 세상이 되었고 아울러 우수한 전문가들이 소득세를 가장 많이 내는 그룹이 되었다. 앞으로 이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어느 한 분야에서 가장 능률
을 많이 내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모든 생산분야에서 능률을 최대한 올려 원가 절감을 위하여 외부 전문가들에게 가급적이면 많은 외주(Outsourcing)을 준다. 이렇게 외주는 능률과 아울러 원가 절감을 위하여 시작되었는데 오늘날에는 그것이 일상 생활의 관리를 위하여 가정까지 뛰어 들어왔다.
오늘날에는 집으로 손님을 많이 초대해도 잔치 전문가한테 주문만 하면 그가 일정한 예산에 의해 모든 음식을 준비해서 예정된 절차에 의해 손님들에게 세련된 자세로 서브한다. 제사날이 되어도 옛날처럼 집안서 일가친척들이 모여 오손도손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제사 음식을 외주(外注)인생:Outsourcing Life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외부에서 배달받아 제사상에 올려놓는다.


이와 같이 능률을 상호 비교 검토하여 Outsourcing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산업 부품이나 상품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가정의 행복이나 평화를 외주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기 가정의 행복을 성당이나 사찰, 또는 경찰이나 법원을 통해 Outsourcing하는 것은 이 세상을 너무 쉽고 편안하게 살려는 태도이다. 그래서 자기 가정의 행복을 Outsourcing 하는 것은 자기 인생을 책임지는 성실한 자세가 아닌 것 같다. 실존주의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
리는 자기 인생을 끝까지 성실하게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서양사람들이 종교를 통해 자기 영혼이나 가정 평화를 Outsourcing하는 것은 좀 이해할 수 있다 치더라도 우리 나라 (유교문화권)사람들이 스스로 수신제가(修身齊家)할 생각은 않고 자기 가정의 행복을 Outsourcing하려는 것은 권장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자의 가르침을 배워 실천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데 무조건 서양사람들을 본받아 종교를 통한 Outsourcing
만 시도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요즘 신문이나 TV방송을 보면 가정 윤리나 도덕의 타락상은 차마 입에 올릴 수 없을 만큼 땅에 떨어졌다. 아들이 아버지,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하고, 또 자기 어린 친딸을 어떻게 하고 엄마가 자기 아들이나 딸의 목숨을, 아들이나 딸이 엄마 생명을 끊고 걸핏하면 온 가족이 동반자
살을 하는 등 기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패륜 범죄가 날마다 여기저기서 일어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현장을 외면하고 Outsourcing으로 쉽게 넘어갈 생각만 한다.

서양의 성인들이 인류의 사후 영혼 구제를 외칠 때 공자는 이 혼란한 현실사회를 바로잡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누구든지 그것을 지키며 올바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삼강오륜(三綱-父爲子綱, 君爲臣綱, 夫爲婦綱/五倫-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
序, 朋友有信)을 가르쳐서 이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으려 동분서주 했다.
오늘날 우리 가정의 행복과 평화는 Outsourcing이 아니라 삼강오륜을 힘써 실천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서양사람들은 하나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지만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삼강오륜을 가르쳐 보다 밝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낡은 것이라고 평소 거들떠 보지도 않던 삼
강오륜의 참뜻을 다시 한번 해석해 보고 한번쯤 잘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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